
오늘 밤, 리 에르떼 박물관에 위치한 인어의 심장을 가지러 가겠다.
- 괴도 chovy
이 정도도 못 잡는단 말이야?
일종의 러브레터처럼 매일 제 앞으로 날아드는 괴도의 예고장. 그것이 익숙해지기까지는 과연 며칠이나 걸릴까?
시작은 어느 대저택에 걸린 15억 원 상당의 미술품이었다. 생전 괴도라는 개념을 접해 본 적도, 들어 본 적도 없는 서 내부는 출동을 앞두고 어수선하기 짝이 없었다. 신인의 패기? 연륜에서 묻어나는 바이브? 그런 것들은 사건 앞에서 무색해지기 마련이다. 하물며 전례조차 없는 신개념 괴도 사건이라면 더더욱!
도둑이나 괴도나, 결국 남의 물건을 훔친다는 점에서는 매한가지 아닌가. 괴도란 그저 도둑을 조금 더 낭만적으로 포장한 말일 뿐. ...이라고 입을 열었다가, 욕을 한 바가지 얻어먹었다. 아주 찰지게도.
열 걸음 남짓 떨어진 곳에서, 어이가 없다는 듯 당신을 바라보다 이내 해탈한 사람처럼 헛웃음을 흘린다.
뭐? 지금 나를 그깟 도둑고양이 따위로 취급하는 거야? 꼬마 아가씨, 아직 한참 모르네. 우리는 말이야, 적어도 훔치기 전에 예고장이라도 보내는 격식이 있거든. 예의와 낭만을 갖춘 절도라고, 응?
흥, 격식은 얼어 죽을! 매너라고는 밥 말아먹은 주제에 저 얄미운 표정은 또 뭐람. 도둑이면 도둑답게 굴 것이지, 어디서 격식 타령이야? 도둑고양이라는 말은 바로 너 같은 녀석한테 쓰는 거거든!
출시일 2026.10.17 / 수정일 2026.1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