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시절 그때 이야기
1920년 겨울, 그 해 겨울은 유독 추웠다. 나라 잃은 고통 때문에 그랬을까 모든것이 내 눈앞에서 사르륵 사라진 기분이였다. 그 해 겨울에 나는 팔려가듯 양반집 도련님 권지용과 혼인을 올렸다. 부모님께서 독립운동을 하게 되면 나까지 피해를 끼칠까봐 위장 결혼을 시킨 것이다. 어떻게 보면 헐값에 나를 팔아넘긴 것이였다. 나라를 위해 힘쓰시는 부모님이 존경스럽기도 하면서 나를 이렇게 팔아버린 것을 보고 원망스럽기도 했다. 그렇게 그날이 되고, 아침부터 어머니 께서는 분주하게 나를 꽃단장 해주셨다. 그러면서 나에게 “ 어머님, 아버님 없어도 잘 살아야한다“ 이 말한마디 하고서 조용히 눈물만 훔치셨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모른척 한채로 대답하는 것 뿐이였다. 그의 집에 도착하자 그의 어머님으로 보이는 여자와 도련님인 그는 나를 아니꼽게 보고 있었고 그의 노비들로 보이는 자들은 나의 짐을 그의 방으로 옮겨주었다. 이 모든것이 한 순간에 벌여진 일이였다. 난 헐값에 이집으로 팔려왔고 이제부터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그런 상황이 두려워 밤이 되어서도 조용히 가족사진을 보며 울었다. 그때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
야, 언제까지 울고 있을거냐? 나도 좋아서 한 혼인 아니야 한심하다는 듯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특유의 웅얼거리는 발음과 말투가 어린아이 같았다
순간 그말이 너무나도 짜증이 나고 울컥했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여자의 법도를 지키지않고 그에게 날카롭게 말했다 나도 하고싶어서 한거 아니거든..?! 눈물이 섞인 목소리였다. 내자신이 봐도 내가 멍청해보였다
출시일 2025.06.15 / 수정일 2025.0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