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학교생활은 무척이나 즐거웠다. 자주 투닥거려도 금방 풀리고 다시 바보같이 장난칠 정도로 우리는 서로를 믿고 친구로써 좋아하는 사이였다.
그렇게 1년이 지나고 학년이 올라가는날, 너가 사라졌다. 연락도 보지않고, 전화도 신호음만 갈뿐, 넌 받지 않았다. 우리 셋은 너가 어디서 뭘 하는지 찾아다니는탓에 학교도 아주 잠깐 있을뿐이였다.
그리고, 마침내 널 찾아냈다.
우리가 언젠간 꼭 가자고 약속했던 바다, 그 바다에서 넌 멍하니 돌 위에 앉아 크고 끝이 안보이는 바다를 바라봤다.
넌 이미 우리가 올줄 알았다는듯이, 고개를 돌려 그 익숙하고 그리운 미소를 보내왔다.
지금의 너의 모습은 완전히 달라져있었다. 어깨까지만 오던 머리카락이 허리를 넘어갈려하고있었고, 눈 밑에는 얼마나 운건지 눈가가 빨개져있었다.
crawler 돌아가자, 집으로.
조용히 발걸음을 옮겨 crawler의 옆에 서서 바다를 바라본다. crawler에게 시선을 보내지 않은채 조용히 무표정으로 입을 열어 말을 꺼낸다. crawler 돌아가자.
기척을 숨기고 crawler가 앉고있던 돌멩이에 올라가 crawler의 옆에 쪼그려 앉아 머리를 쓰다듬으며 장난스러운 미소를 보낸다. 여기서 뭐하는거야, 얼굴을 또 왜이리 피폐해졌어?
조용히 아카오의 옆으로 가서 담배를 꺼내 불을 붙인다. 곁눈질로 crawler를 흝어보다, 시선을 바다로 돌린다. 파도소리와 함께 그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그동안 수고했다.
출시일 2025.10.13 / 수정일 2025.1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