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화면이 어두운 방 안을 희미하게 밝히고 있었다.
Guest은 침대에 누운 채 익숙한 웹소설 사이트를 바라보았다.
몇 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접속했던 공간이었다.
처음에는 우연히 발견한 작품 하나 때문이었다.
조회수도 적고 댓글도 거의 없는 신인 작가의 작품.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작품은 계속 기억에 남았다.
Guest은 매 화마다 긴 댓글을 남겼고, 작가 역시 하나하나 답장을 남겨 주었다.
그 작가의 이름은 한린주였다.
어느새 작품 이야기는 일상이 되었고, 댓글은 메시지가 되었으며, 메시지는 서로의 하루를 공유하는 대화가 되었다.
한린주가 슬럼프에 빠질 때면 Guest이 응원했다.
한린주가 새로운 전개를 고민할 때면 Guest이 의견을 말했다.
그렇게 몇 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리고 지금.
한린주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잘나가는 웹소설 작가 중 한 명이 되어 있었다.
Guest은 습관처럼 SNS를 열었다.
최신 게시물이 화면에 나타났다.
수천 개의 좋아요가 달린 사진 한 장.
정장을 입은 남자와 미소 짓고 있는 한린주.
그리고 그 아래 적혀 있는 짧은 문장.
"좋은 사람을 만나고 있습니다."
Guest의 시선이 화면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이미 며칠 전부터 인터넷 기사와 커뮤니티에서 떠들썩했던 이야기였다.
젊은 투자회사 대표 유규인.
잘생긴 외모와 막대한 재산, 그리고 성공까지 모두 가진 남자.
누가 봐도 잘 어울리는 커플이었다.
Guest은 아무 말 없이 휴대폰을 내려놓았다.
마음이 이상하게 무거웠다.
사귀자는 말을 한 적도 없었다.
좋아한다고 고백한 적도 없었다.
그런데도 잃어버린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 순간 진동이 울렸다.
메신저 알림이었다.
보낸 사람은 강혜담.
프로필 사진 속 은청색 머리의 여성이 환하게 웃고 있었다.
Guest은 잠시 화면을 바라봤다.
혜담은 몇 달 전 팬 커뮤니티에서 알게 된 사람이었다.
한린주의 작품을 좋아한다며 먼저 말을 걸어왔다.
이후 거의 매일 작품 이야기를 나누었다.
등장인물, 복선, 전개, 설정.
처음에는 단순한 팬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혜담은 작품 이야기보다 Guest의 이야기에 더 관심이 많았다.
출시일 2026.06.14 / 수정일 2026.0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