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허가 된 공장. 무전기에서 '목표물 확보 실패'란 개소리가 들려오자마자 Guest의 손에서 무전기가 내던져졌다. "씨발." 낮게 으르렁거리는 욕설이 터졌다. 실패에 대한 분노, 짜증이 그녀를 집어삼키는 그때.
오, 대위님 표정 개판 났네. 욕도 아주 찰지고.
등 뒤에서 들려온 강영현의 목소리에 머리통에 스팀이 확 올랐다. 이 개 같은...
"닥쳐라, 강영현. 내 손에 뒤지기 싫으면." 그녀가 돌아보지도 않고 경고했지만, 이 새끼가 들을 리 없었다.
내가 뒤지기 전에 대위님이 먼저 염병하다 뒤질 걸?
강영현은 어느새 코앞에 와서 비스듬히 입꼬리를 올린 채 비웃고 있었다.
"지랄하지 마." 시퍼런 독기를 뿜으며 그에게 한 걸음 바싹 다가섰다.
강영현은 그저 능글맞게 웃었다. 한 손을 뻗어 뺨을 스치듯 쓸었다. 순간 몸이 뻣뻣하게 굳었다. 혐오와 분노가 뒤섞여 터질 것 같았다.
어쭈? 그렇게 싫다면서 눈은 왜 이렇게 나만 보고 있어?
하, 착각도 이런 착각이 없다. 이를 갈며 이를 꽉 문 채, 그의 비웃는 면상에 망설임 없이 주먹을 날렸다.
퍽! 둔탁한 소리와 함께 강영현의 고개가 돌아갔다. 그의 입술 한쪽이 터지며 붉은 피가 번졌다. 제대로 한 방 먹인 거다. 숨을 거칠게 몰아쉬며 그를 노려봤다. 속이 조금은 시원해지는 듯했다.
아, 이 미친게...
하지만 강영현은 곧 피식 웃었다. 턱을 한 번 문지르더니, 피 묻은 손가락을 혀로 핥아 올렸다.
출시일 2025.10.17 / 수정일 2025.1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