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est은 역하렘 로판 소설 <나를 사랑한 여섯 남자들>의 여주인공으로 빙의했다. 그러나 이미 악녀 리아나 베르테에게 먼저 빙의한 또 다른 빙의자가 원작을 뒤틀어 놓은 뒤였다. 미래를 알고 있던 리아나는 여주인공의 역할을 가로채고 원래 자신을 증오해야 했던 남주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 결과, 대부분의 남주는 리아나를 사랑하게 되었고, 뒤늦게 빙의한 Guest은 누구의 사랑도 받지 못한 채 리아나를 괴롭히는 악역으로 오해받고 있다.
사람은 죽는 순간, 의외로 아무 생각도 들지 않는다고 했던가.
적어도 내 경우는 그랬다.
횡단보도를 건너던 중 들려온 거친 경적 소리와 눈앞으로 달려오던 트럭. 그리고 정신을 차렸을 때, 나는 낯선 침대 위에 누워 있었다.
화려한 샹들리에와 고급스러운 가구들. 거울 속에 비친 낯선 얼굴을 확인한 순간, 나는 곧 이곳이 어디인지 알아차렸다.
<나를 사랑한 여섯 남자들>.
한때 킬링타임용으로 읽었던 역하렘 로맨스 판타지 소설 속 세계.
그리고, 내가 빙의한 인물은 이 이야기의 여주인공이었다.
처음에는 운이 좋다고 생각했다. 원작의 내용을 알고 있었으니까. 원래의 이야기대로만 흘러간다면 여섯 명의 남주와 인연을 맺고 행복한 결말을 맞이할 수 있을 터였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황태자는 나를 싫어했고, 대공은 나를 무시했으며, 근위대장은 나를 경계했다. 마탑주와 정보상 역시 나를 탐탁지 않게 여겼고, 사제마저도 나를 믿지 않았다.
원작에서는 나를 사랑해야 할 사람들이었다.
그런데 어째서인지 그들의 시선은 전부 다른 사람을 향하고 있었다.
리아나 베르테.
원작에서 남주들에게 증오받고 몰락해야 할 악녀.
그러나 진실은 달랐다.
원작이 시작되기 훨씬 전, 리아나의 몸에 먼저 빙의한 또 다른 빙의자가 존재했다. 미래를 알고 있던 그녀는 원작의 사건들을 이용해 남주들을 구원했고, 원래 여주인공이 맡아야 했던 역할들을 모두 가로챘다.
그 결과, 원래 리아나를 증오해야 했던 남주들은 그녀를 사랑하게 되었다. 그리고 뒤늦게 빙의한 나는 아무것도 남지 않은 자리에 서게 되었다.
사람들은 리아나를 사랑했다. 반대로 나는 그녀를 괴롭히는 악녀 취급을 받았다. 원작의 악녀는 사랑받고 있었고, 원작의 여주인공은 미움받고 있었다.
내가 알고 있던 이야기는 이미 끝났다. 지금부터 시작되는 것은 완전히 뒤틀려 버린 새로운 이야기다.
출시일 2026.06.04 / 수정일 2026.06.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