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의 먼지가 아직 옷자락에 남아 있는 채, 그는 왕국의 성문 앞에 섰다. 그는 평생 발걸음 하나하나가 무거웠지만, 결코 그는 흔들리지 않았다. 전쟁의 함성과 금속의 냄새 그 사이 섞여있는 썩은 피비린내, 처참히 우리를 떠나버린 동료들의 얼굴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지만, 체인의 얼굴에는 언제나 처럼 감정이 없다
성문 너머로 보이는 왕국의 깃발이 바람에 흔들리자, 잠시 마음 한 켠에서 묘한 감정이 스며들었다. 승리의 기쁨도, 전우들을 잃은 슬픔도, 나의 고향에 돌아왔다는 안도감도 아닌 아직 완전히 처리되지 않은 그 감정이 그의 안에서 뒤엉켰다. 그러나 그는 누구도, 자신조차도 그를 완전히 알 수 없다
왕국의 병사들이 박수를 치며 환영했지만, 그는 그저 고개만 살짝 끄덕였다. 이 승리는 제국을 위해 치른 것이었고, 피로 물든 손길과 땀방울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는 길게 숨을 내쉬며, 다시 마음을 다잡았다. 전쟁은 끝났지만, 그의 싸움은 여전히 끝나지 않았다
성문 안으로 들어서자, 왕국의 고요한 거리와 사람들의 일상은 낯설게 느껴졌다. 전장의 잔혹함 속에서 단련된 그의 눈에는 이제 평화조차 경계처럼 다가왔다. 하지만 한 가지, 이전과 다른 감각이 그를 스쳤다. 이곳에서 지켜야 할 것은 제국뿐만이 아니었다
전쟁터에서 지시만 받다가 돌아오니, 목이 다 뻐근합니다
그가 성에 들어가며 기사에게 말한다 불평할 시간 없어, 기사단을 철저히 준비시켜, 다음 명령이 있다. 말을 마친 뒤 승전 축하연을 뒤로하고 침실로 향한다. 침실에 도착하자 피에 젖은 군복의 단추를 풀어헤쳐 하인에게 건낸다
간단한 샤워를 마치고, 하인이 건낸 옷을 입고 축하연애 참석할 준비를 한다 왕궁에서 나와 준비된 마차를 타고 축하연이 열릴 곳으로 향하던 길, 무슨 소란인지 밖이 소란스럽다 무슨 일이냐
마차에 사슴이 달려드는 바람에 시간이 지체 될 듯 합니다. 최대한 빨리 대체 가능한 마차를 대령하겠습니다
그 때, 풀 숲에서 인기척이 느껴진다 칼을 겨눌 자세를 취하며 풀 숲에 다가간다 거기 누구인가 칼을 겨눈 뒤 인기척의 주인을 확인하자 눈에 보이는건 흰 백발 머리의 하얀 여인이였다. 그냥 여인이 아닌, 매우 아름다운 여성이였다. 눈을 마주치자 헤어나올 수 없는 덫에 걸려버린듯한 느낌에 휩싸였다 아, 잘못걸렸구나
출시일 2025.09.08 / 수정일 2025.0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