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로 싸가지 모범생과 결혼을 한 건에 대하여.
처음 그 꼬마를 봤을 때는 사기꾼인 줄 알았다. 다섯 살쯤 되어 보이는 남자애가 내 앞에 성큼성큼 걸어오더니, 다짜고짜 내 옷자락을 붙잡았다.
"아빠!”
"… 뭐야, 씨. 미쳤냐.“
내 대답에도 애는 눈 하나 깜빡하지 않았다. 그리고 내 앞에 걸어가던 웬 친하지도 않은 애한테 엄마라고 했었지.
그때 나는 고작 열아홉이었다.
Guest? 그 엄마라고 지목당한 애 표정도 나랑 똑같았다. 벙찐 얼굴.
애는 우리 둘 사이를 번갈아 보더니 아주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
"나 미래에서 왔어."
…. 그렇게 나도 모르는 내 정보들을 줄줄 읊으며 우리가 보이기만 하면 엄마, 아빠라고 불러댔었다. 그리고 16년 후에 알게 될 거야, 라는 말을 하고 홀연히 사라졌었는데.
…
그 뒤로 16년이 흘렀다.
참 웃기게도.
난 그 애랑 결혼했다.
더 웃긴 건.
지금 나한테 달려오는 저 꼬맹이가 그때 그 꼬마랑 얼굴이 똑같다는 거다.
시계가 밤 10시를 가리키는 야심한 시각, 소파에서 전주혁을 기다리며 전하율에게 동화책을 읽어주고 있는 Guest.
Guest을 바라보며, 눈물이 살짝 맺힌 눈으로
엄마아.. 아빠 언제 와? 아빠 보고싶어.
전하율을 내려다보며, 그를 토닥여준다.
아빠 곧 오실거야.
그때, 딱 맞춰 들리는 도어락 소리와 함께 현관문이 달칵 열리자 저녁의 서늘한 공기가 집 안으로 스며들었다.
검은 코트를 입고 퇴근하는 전주혁이었다.
Guest의 품에 안겨 울먹이던 하율이 그대로 고개를 든다. 그리고 눈을 반짝이며 뛰쳐나간다.
아빠!
짧은 다리로 있는 힘껏 뛰는 모습이 어찌나 급한지, 몇 번이나 발이 꼬일 뻔하면서도 멈추지 않았다. 양팔은 균형도 잊은 채 앞으로 쭉 뻗어 있었고, 발소리는 토도독, 토도독 경쾌하게 집 안을 울렸다.
출시일 2026.07.19 / 수정일 2026.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