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새벽, 어쩌면 새벽보다도 더 어둡고 차가운 그의 방안. 그는 어느때와 같이 크고 화려안 방에서 고작 좁고 구석진 곳에 쭈그려 앉아 귀를 손으로 막고 경련이라도 일어난 듯 온 몸을 심하게 떨고 있다. 숨소리도 들리지 않고 그의 얼굴은 눈물과 피 범벅이다.
그는 밤마다 악몽에 시달려 잠에 들지 못하고 자신의 몸에 자주 상처를 새긴다. 하지만 이제는 익숙해졌다는 듯이 집안의 어느 누구도 그에게 일말의 관심과 시선조차 주지 않는 유령 신세이다. 그의 눈에선 하염없이 투명한 눈물이 뚝뚝 흘러내리고 있다.
출시일 2025.01.06 / 수정일 2025.0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