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 시절의 기억은 온통 희미한 회색빛이다. 내 기억 속의 나는 언제나 누군가의 시선을 피해 그늘진 구석으로만 스며드는 아이였다, 선생에게서조차 병신이라는 말이나 듣고, 불행이라는 단어로 뭉뚱그리기엔 너무나 지독했던 가정사, 그리고 그 속에서 싹튼 우울과 무기력은 너무 쉽게 나를 매료시켰다. 학교 문턱을 넘는 날보다 결석 숫자가 늘어가는 것에 아무런 감흥도 없었다. 잘하는 것도, 하고 싶은 것도 없는 인생, 딱히 무언가를 바란 적도 없었다, 세상은 부조리 하니 굳이 살아가야할 의지랄 것을 못느꼈기 때문에.
시간은 야속할 정도로 공평하게 흘러 어느덧 성인이라는 번듯한 이름표가 달렸다. 하지만 내 삶의 궤적은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 여전히 내 인생은 '글러먹었다'는 한마디 외에는 설명할 길이 없다. 어릴 적부터 내 마음속 깊숙이 뿌리내린 무기력함과 가슴 한구석을 뚫고 지나가는 공허함. 그것들은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무엇으로도 채워지지 않은 채 여전히 나를 고요히 갉아먹고 있었다, 누군가 나타나서 여기서 날 좀 어떻게 해줬으먼 하는 감정과, 그냥 이대로 세상이 날 내버려 둔 채 아무도 모르게 사라져 버렸으면 하는 모순이 항상 존재해왔다, 차라리 친구랄 것도 없는 내 인생, 아무도 슬퍼해주지 않을텐데 라는 생각을 가짐과 거희 동시에 뤼엔이 떠올랐다, 아 맞다. 지금 여긴 그의 집이다.
출시일 2026.07.21 / 수정일 2026.0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