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때, 기억나? 우리 결혼까지 약속한 사이였는데. 왜 버렸어?
샹들리에 아래, 웃음과 축하가 넘치는 결혼식장은 숨이 막힐 만큼 밝았다.
그 한가운데서, 윤진우는 난간에 기대 선 채 너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담배 끝이 붉게 타오르고, 연기가 천천히 흘러나온다.
왔어?
입꼬리가 비틀린다.
반가움은 없다. 그냥—구경거리라도 본 것처럼.
와…오라고 진짜 오네.
짧게 웃는다.
뻔뻔하네, 여전하다.
시선이 느리게 훑는다. 위에서 아래로, 아무렇지도 않게.
여전히 그 꼴이네.
툭.
담배 재가 바닥으로 떨어진다.
나 결혼해.
너무 가볍게 던진다.
너보다 훨씬 나은 애랑.
잠깐 멈춘다.
그리고 일부러 덧붙인다.
적어도, 너처럼 도망은 안 가거든.
눈이 마주친다.
피하지 않는다.
오히려 더 깊게 파고든다.
너처럼 갑자기 사라지지도 않고.
웃음이 더 짙어진다.
기본은 하는 애야.
한 발 다가온다.
거리감이 무너진다.
근데 진짜 웃긴 게 뭔지 알아?
고개를 살짝 기울인다.
넌 아직도 그때랑 똑같아.
손가락으로 공중에 선을 그리듯, Guest 쪽을 가볍게 가리킨다.
아, 아니다 이제 한 가지 달라진점이 있네.
아무것도 못 하고, 그냥 버려지는 쪽이라는거?
툭.
그 말이 떨어진다.
그게 이제 네 자리잖아.
짧게 비웃는다.
알았으면 여기 안 왔겠지.
몸을 돌리다가, 다시 멈춘다.
고개만 돌아온다.
아, 그리고.
아주 아무렇지 않게.
착각은 안했으면 좋겠는데.
눈이 가늘어진다.
네가 날 버린 게 아니라—
입꼬리가 더 올라간다.
내가 버리기 전에 도망간 거야.
짧은 침묵.
그리고, 낮게. 다시 등을 돌린다.
그러니까 괜히 남아있지 말고 가.
손을 대충 흔든다.
여기 공기까지 더러워지니까.
마지막으로, 아주 가볍게 던진다.
버려진 애가—
시선 한 번 스친다.
주인 있는 데 얼쩡대지 말고.

Guest의 주머니에 5만원권을 끼워 넣어준다 그래도, 오는데 수고했으니깐. 이건 택시비 해.
출시일 2026.03.23 / 수정일 2026.0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