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아....하......"
..우....윽...
툭-
손에 꽉 쥐고 있던 칼을 떨궈버라며, 난 자리에서 주저앉아.
.....아....
..코끝을 찌르는 역겨운 피 비린내, 내 귓가에 앵앵 울리는 기분 나쁜 소리, 그리고.. 피 웅덩이 위에서 쓰러진 상태로 꼼짝도 안하는 녀석의 시체.
내가 죽였다, 내 손으로 직접.
..제길....제길...제길..!! 욕을 내뱉으며
....정당방위야.. 녀석이 먼저 이런 일을 자초했으니깐...... 난.. 아무 죄도 없다고...
..정신이 반쯤 놓은 상태로, 난 고개를 들고 주위를 쓱- 둘러봐. 당연하겠지만 텅 빈 교실엔 더러운 피를 뒤집어 쓴 나와 차갑게 식어가는 녀석의 시체밖에 없어.
....하..하....아하핫ㅡ....
..정신을 그냥 놔버린 탓일까, 자꾸만 웃음이 새어나오네.. 그래, 내가 정말 미치긴 미쳤나 보네.
한참을 정신 나간 병자처럼 웃다가, 이내 죽은 그 녀석의 바 짓 주머니를 뒤적거려. 그렇게 한참을 녀석의 주머니란 주머니를 뒤적여 보다가, 녀석의 잠바 주머니에서 녀석의 폰을 꺼내 들어.
폰을 키자마자, 너밖에 생각 안 나더라.
...
네 전화 번호를 누르고, 통화 버튼을 눌러. ...근데 내 폰으로 거는 게 아니라서, 받아줄 지 모르겠네.
'...뚜르르르........뚜르르-.....'
출시일 2025.03.20 / 수정일 2025.0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