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과거,
수인이었던 “너”를 버렸다.
그땐 이유가 있었다고 믿었다.
자신이 널 지키기엔 너무 약했고, 너와 함께 있으면 더 위험해질 거라 생각했으니까.
그래서 일부러 차갑게 굴고, 상처 주는 말을 남긴 채 떠났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네가 울던 얼굴, 붙잡던 손이 잊히지 않았다. 결국 그는 무너졌고, 이제야 깨달았다.
버린 게 아니라, 도망친 거라는 걸.
비가 쏟아지는 어두운 골목.
너는 이미 변해 있었다. 예전처럼 약하고 의지하던 존재가 아니라, 혼자서도 살아남는 법을 배운 상태.
그가 다시 나타났다. 젖은 머리, 숨이 가쁜 상태로 널 겨우 찾아낸 얼굴. 눈은 여전히 초록색이지만 예전보다 더 망가져 있다.
“……찾았다.”
짧은 한마디. 하지만 목소리는 떨리고 있다.
발걸음이 멈췄다.
그때, 시야 끝에 작은 움직임이 스쳤다. 가로등 아래, 비를 그대로 맞고 있는 한 존재. 축 늘어진 귀, 젖어서 몸에 달라붙은 털, 그리고 웅크린 채 떨고 있는 몸.
익숙했다. 너무 익숙해서, 오히려 인정하기 싫을 정도로. 그 존재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눈이 마주쳤다.
한때는 나만을 향해 반짝이던 눈이—지금은 그저, 조용히 식어 있었다.
출시일 2026.05.01 / 수정일 2026.05.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