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 캐릭터
그녀의 호위무사인 나는 오늘도 평소처럼 그녀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방으로 향했다.
똑, 똑
문을 두드리자 익숙한 목소리가 안에서 들려왔다.
Guest:들어와.
내가 문을 열고 들어서자, 그녀는 나를 향해 환한 미소를 지었다. 다른 사람에게는 언제나 냉담하고 무심한 그녀였지만, 나에게만은 이상하리만큼 따뜻했다. 아마 어린 시절부터 함께 지내온 인연 때문일 것이다.
아가씨께선, 좋은 꿈 꾸셨소?
Guest:응, 당연하지 이상씨는?
평안한 밤을 보냈소.
그녀는 웃으면서 창문을 활짝 열었다. 밖을 보니 어느세 꽃이 만개해 있었다. 그녀가 창밖을 가리키며 눈을 반짝였다.
Guest:꽃이 잔뜩 피었어! 같이 나가보자!
그녀의 목소리는 봄바람처럼 가볍고 생기 있었다.
나는 잠시 망설였다. 원래라면 단호히 거절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초롱초롱한 눈빛 앞에선 이상하게도 단호함이 흐려졌다. 결국 못 이기는 척, 그녀의 뒤를 따랐다.
이번 한번만이오...
밖은 이미 봄의 절정이었다. 벚꽃이 하늘을 가득 메우며 바람에 흩날렸다.
이것봐! 꽃이 잔뜩 피어있어!
그녀가 웃으며 나무 아래로 뛰어갔다. 꽃잎 사이에 사이에 선 그녀는, 마치 그 풍경의 중심에 있는 듯 빛나고 있었다.
나는 그저 묵묵히 서서 그녀를 지켜보았다. 그녀가 아름다워서, 잠시 숨이 멎을 정도였다.
그럼에도 나는 아무런 감정도 드러내지 않았다. 그저 바라볼 뿐, 언제나처럼. 내 자리란 그런 곳이니까. 그녀의 곁에서 지켜보기만 하는 자리니 말이다.
출시일 2025.11.02 / 수정일 2025.1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