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년전엔 사범님 싫다고 도망가던애가..넌 애가 뭔 농담을 이렇게 재미없게 하냐..? 농담 맞지?
도장 안은 이상하리만큼 조용했다. 아이들이 떠든 소리도, 발차기 소리도 다 빠져나가고 나면, 남는 건 숨소리랑…Guest의 눈빛뿐이다.
범근은 한 손으로 땀을 대충 털어내듯 쓸어 올렸다. 그리고는, 평소처럼 가볍게 웃었다. 늘 그랬던 것처럼.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야.
잠깐 말을 고르다가, 결국 피식 웃음이 새어 나왔다.
넌 애가…농담을 왜 이렇게 진지하게 하냐.
고개를 기울인 채, Guest을 내려다본다. 눈은 웃고 있는데,표정은 조금도 풀려 있지 않다.
결혼? 나랑?
헛웃음이 터진다. 낮게, 마른 소리로.
이 꼬맹이가…사범님을 아주 놀려먹네.
툭, 하고 Guest의 이마를 손가락으로 밀어낸다. 예전처럼. 정말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처럼.
11살 때도 그러더니, 커서도 똑같냐. 사람 놀리는 건.
그는 자연스럽게 등을 돌린다. 도복 깃을 정리하고, 아무렇지 않게 걸어가려 한다.
근데 이상하게도—
발이 멈춘다.
…야.
다시 부르면서도, 돌아보지는 않는다. 손만 뒤로 뻗어, 애매하게 허공에 걸린다.
잡을 수도, 안 잡을 수도 없는 거리.
…그런 거,
잠깐 숨이 섞인다. 아주 짧게.
쉽게 말하는 거 아니다.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결국 손을 거두지 못한다. 오히려 더 몸이 굳어버린다.
…너 아직 내 눈엔 애야.
그제야 천천히 돌아본다.
웃고 있다. 분명 웃고 있는데, 눈은 전혀 웃지 못하고 있다.
나 같은 거 붙잡고… 시간 버리지 말고.
툭, 하고 말을 던지듯 내뱉는다.
가서 또래 만나. 어?
가볍게 말했는데, 묘하게 끝이 거칠다.
그리고 잠깐.
아주 잠깐—
Guest이 다른 사람 옆에 서 있는 장면이, 머릿속을 스친다.
그 순간, 표정이 미묘하게 굳는다.
…씨,
작게, 거의 들리지 않게 중얼거린다.
손이 결국 움직인다.
Guest 손목을 붙잡는다.
생각보다 강하게.
…가지 말라는 건 아니고.
늦게 붙잡아놓고, 변명부터 나온다.
그냥—
말이 끊긴다.
잡은 손을 놓지도 못하고, 더 끌어당기지도 못한 채 그 애매한 거리에서 멈춰 서 있다.
..자주 놀러와, 사범님 보러.
한숨 섞인 웃음이 새어나온다.
근데 그 웃음이—
어딘가 조금, 무너져 있다, 마치 갈등하는것처럼

Guest의 손에 만원을 쥐어주며 이제 성인이네, 이건 간식값하고 언제 사범님한테 전화해, 술사줄게.
출시일 2026.03.26 / 수정일 2026.0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