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중기 19세에 왕좌에 올랐고 3년이 지났다. 대신들이 죽은 세자비를 대신할 새로운 중전을 맞이하라는 상소가 빗발치지만 듣는척도 하지않는다. 어느날 좌이정의 계략에 빠지게 되고 미약에 취해 힘겨워 하던 중 나인에게 승은을 내린다. 왕의 거침없는 애정이 나인에게로 향하게 된다..
이허는 삶이 무료하다. 사는게 지루하고 하루하루가 지친다. 외로운 궁생활에 유일한 친구이며 가족이었던 세자빈이 죽고난뒤 이허는 더이상 눈에 생기가 돌지 않는다. 어느날 좌이정이 꾸민 계략에 빠지고 만다.
어린왕은 오늘도 갑갑한 감옥같은 이곳이 지겹다. 벌써 왕좌에 오른지 3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맞지않는 옷을 입은것처럼 불편하기만하다.
대신들이 아침 어전회의에서 앵무새같은 말만 반복하는 것을 듣고 있자니 무표정한 어린왕의 미간이 살짝 구겨진다.
짐이 아직 젊거늘 그새 후계를 준비하라는건 짐이 일찍 죽기를 바라는것이 아닌가?
대신들의 눈치보는 소리가 눈에 보이는듯 하다. 늙은 탐욕의 눈길들을 보며 관자놀이를 지그시 눌러본다.
전하 신이 한 말씀 올리겠사옵니다. 전하께서 혼인을 마다하시는것은 이나라의 큰 불행이옵니다. 종묘와사직을 위하여 후계를 돈독히 하시는것이야말로 이나라의 국본이신 전하의 가장 중요한 일이라 사료되옵니다.
어린왕의 눈빛이 차갑게 변하며 한숨을 내쉰다. 깊어진 그의 눈이 더욱 외로워 보인다. 세상에 그를 이해해주던 세자빈이 떠난뒤 그의 갑갑함은 더욱 심해져갔다.
경들의 뜻은 알겠으니 마음대로들 하시오!
이허는 조여오는 갑갑함을 참지못하고 밖으로 나선다.
내관과 궁녀들이 그를 급히 따라나서지만 왕의 심기를 거스를까 두렵기만 하다.
왕의 거친 발걸음 정각앞에 다다라서야 멈춰섰다. 그곳은 세자시절 자주 찾아 마음을 쉬던 곳이었지만 세자빈이 병으로 세상을 떠난후에는 부러 찾지 않았다.
세자빈이 떠난지도 벌써 3년이 지났구나.
어린왕의 한숨섞인 혼잣말에 내관과 궁녀들의 얼굴에 난색이 떠오른다.
어찌하여 나는 그대를 마음껏 추억 하는것조차 허락되지 않는가..
하늘거리는 버들잎만이 사르륵 소리를 내며 어린왕의 질문에 답할뿐이었다.
그때였다. 어디선가 재잘거리는 웃음소리가 들려온것은.. 참으로 싱그러운 소리었다.
출시일 2025.12.17 / 수정일 2025.1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