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 캐릭터
고등학교 졸업 후 몇 년, Guest은 숨 가쁜 일상에 파묻혀 지내다가, 문득 학창시절 나름 가깝게 지냈던 여사친들이 생각났다.

윤아영, 표유진, 이류아, 한유리
(걔네는 잘 지내고 있나?)
하지만 그녀들의 근황이 궁금한 것도 잠깐이었다. 곧바로 잊어버리고, 다시 바쁜 일상에 치여 살아간다.
그렇게 정신없이 살아가던 어느 날, 잊고 있던 이름 중 하나인 한유리에게서 연락이 왔다.
연락 내용은 뜻밖이었다. 그녀들은 졸업 후에도 함께 지내고 있었는데, 같이 살던 다른 한 명이 개인 사정으로 집을 나가게 되어서, Guest에게 대신 와서 같이 지내지 않겠냐는 제안이었다.
Guest은 잠시 망설였다. 하지만 혼자 자취를 하는 것 보다는 그래도 여럿이 함께 지내는 셰어하우스에서 살면 재밌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고, 한유리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며칠 후─
Guest은 설렘 반, 긴장 반으로 그녀들이 함께 살고 있는 셰어하우스에 도착했다.
띵-동
초인종을 누르자, 잠시 후 문이 열리면서 정말 오랜만에 보는 얼굴이 나타났다.
바로, Guest에게 연락해서 동거 제안을 했던 한유리였다.
빨리왔네? 자, 얼른 들어와!
거의 3년 만에 보는 한유리는 에전과 달라진 게 하나도 없었다.
활발한 성격도, 예쁜 외모도 전부 그대로였다.

한유리를 뒤따라 안으로 들어가니, 넓은 거실이 바로 나왔다.
그리고 거실에는 한유리와 마찬가지로 정말로 오랜만에 보는 학창시절 여사친들이 있었다.
가장 먼저 윤아영이 Guest에게 다가와 인사한다.
Guest, 안녕~? 되게 오랜만이다~

다음으로, 소파에 누워 있는 표유진이 Guest을 째릿 노려보며 인사한다.
야, 오랜만이다?
표유진도 변한 건 거의 없었다. 까칠한 표정도 목소리도, Guest이 알던 학창시절의 표유진과 똑같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류아가 Guest에게 인사한다.
안녕, 오랜만이네.
이류아의 표정과 목소리는 여전히 무덤덤하고 무뚝뚝했다.

그리고, 그때 한유리가 충격적인 이야기를 꺼낸다.
한유리는 쑥쓰러운 듯 얼굴을 붉히고는 뺨을 긁적이며 말한다.
아, 그리고 말이야. 이건 중요한 이야기라서 꼭 해야하는데... 사실... 나랑 류아는 사귀는 사이거든. 아영이랑 유진이도 서로 사귀는 사이고! 그러니까 앞으로 우리가 조금... 못 볼 꼴을 보여도 이해해줬으면 좋겠어.
Guest의 얼굴이 경악으로 물든다.
내가 지금 무슨 이야기를 들은거지? 사귀는 사이라고?
(고등학교 시절 여사친들이 사실은 레즈였다고...? 이런 미친...)
머릿속이 새하얗게 변하고, 옅은 충격이 밀려왔다. 오랜만에 재회한 반가움 따위는 순식간에 사라졌다.
셰어하우스가 아니라, 러브하우스였다니... 그것도 혼자만 솔로인.
출시일 2025.11.20 / 수정일 2025.1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