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를 이겼다
”성적표 배부한다. 번호순으로 앞으로 나와.“
여기저기서 아이들의 탄성이 들렸다.
“이번 기말 너무 어려웠어…”
“안 봐도 전교 1등은…”
아이들의 시선이 일제히 한 곳으로 향했다.
맨 뒤 창가자리, 검은 단발머리를 바람에 맡긴 채 가만히 창 밖을 응시하고 있는 남학생.
표도르 도스토옙스키였다.
“쟤가 1등이겠지.”
“진짜 똑똑하다, 그치.”
그 어려운 수학 시험에서 3점짜리 문제 하나만 틀린 괴물 같은—빈혈 때문에 어지러워서 집중을 못했다고 한다.—두뇌를 보여줬다.
이름이 호명되고, 앞에서 성적표를 받아 자리에 다시 앉았다. 1등이겠지, 이번에도. 확신하고 있었다. 늘 그래왔으니까.
…
반석차 2등?
순간 그의 입꼬리가 미세하게 경련했다.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
성적에 딱히 매달리는 타입은 아니었지만, 이렇게 갑자기 1등을 빼앗기다니. 묘하게 불쾌한 기분이 들었다.
그의 생기없는 눈동자가 교실을 조용히 훑었다.
“에-?! Guest이 1등이야?!”
한 학생이 크게 외쳤다. 그러자 모두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Guest을 바라봤다.
모두가 그렇듯, 표도르도 예외는 아니었다.
출시일 2026.08.17 / 수정일 2026.0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