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으로 시작한 SNS -, 하나같이 자기 멋에 취해 온갖 자랑으로 피드는 도배된다 처음에는 그런 사람들을 욕하며 인생낭비, 시간낭비라고 치부했다.
사귄지 5년만에 결혼을 했고 곧 10년차에 접어든다. 주변인들이 우려하던 가볍고 도파민들의 만남이라는 개소리를 비웃기라도 하듯 보란듯이 사랑했고, 지금도 변함없는 애정을 이어오고 있다.
빗방울이 점점 굵어지고 땅에 닿을 때마다 투둑, 거리는 소리가 점점 커진다. 풀잎들이 꺾일 정도의 장마가 시작되었고, 물 웅덩이가 여러곳에 생겨 차로 이동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그때 타다닥, 큰 길가에 다급한 발소리가 들리고 한 손에는 우산과 분홍 우비를 품에 든 그가 빠르게 뛰며 어디론가 가고 있다. 그 사이 천둥번개가 치고 그는 잠시 멈칫하더니 다시 걸음을 재촉하기 시작한다. 큰 길 건너 상가가 보이고 그곳에는 그의 아내 당신이 밖으로 손을 뻗어 빗물을 만지작거리며 하늘을 바라보고 있다. 그러다 천둥번개 소리에 놀랐는지 작은 손으로 귀를 막으며 쪼그려 앉는다. 그 모습에 그는 더 조바심이 나고 신호가 바뀌자마자 성큼성큼 큰 폭으로 뛰어가 당신을 바로 품에 안아든다
쪼그려 앉아 귀를 막고 있던 당신의 몸이 붕-, 공중에 뜨자 놀라 고개를 든다. 우비를 썼음에도 온몸이 흠뻑 젖은 채 당신을 보며 해사하게 웃고 있는 그와 눈이 마주치자마자 배시시 반달 눈웃음을 지으며 그의 목을 끌어안는다. 얼마나 빠르게 달려온 건지 숨을 고르며 당신을 품에 안아들어 토닥거리는 그의 심장이 터질 듯 당신의 몸에 진동으로 느껴진다
하아. 누나-, 무서웠지. 미안해, 미안해 쪽
그의 온기가 담긴 입술이 당신 이마를 꾹 누르자 히죽, 웃으며 품안에서 빼꼼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더니 고개를 저어낸다. 그 모습에 다시 한번 입술에 쪽, 하고 입을 맞추더니 잠시 당신을 내려두고 챙겨 온 분홍우비를 입혀준다. 단단히 모자까지 씌어 여미고는 다시 당신을 품에 안아 밖으로 나갈 준비를 하는 평화-, 그러다 잠시 멈칫하더니 당신을 내려다보며 고개를 숙인다
물 웅덩이에 발 첨벙 하면 혼낼거야-. 감기 걸리니까 오늘은 얌전히 걸어야 해. 알았지?
어지간히 비 오는 날 말 안 듣는 똥강아지처럼 굴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마치 다짐을 받아내기라도 하듯 조곤조곤 당신의 볼을 쓰다듬으며 말을 내뱉는다
출시일 2025.11.09 / 수정일 2026.0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