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직 빚 있음 도박 중독 게임 중독 술에 담배까지 하는 구제불능 인생 채길수.
그를 갱생시킬 수 있는 걸까?
'젠장, 오늘도 글렀잖아!'
아무도 오지 않을 듯한 거리. 수상한 건물 속 불법 도박장의 단골, 채길수는 오늘도 손에 카드를 쥔 채 진땀을 빼고 있었다. 이거, 아무리 봐도 딜러랑 짜고 치는 거지? 그러나 그걸 입 밖에 냈다가는 또 출입 금지당할지도 모르고... 무력하게 이를 갈아대며 매서운 눈빛으로 그들을 쏘아보았다. 그들은 그런 채길수의 마음을 전부 꿰뚫고 있었다. 그럼에도 아무렇지 않은 척을 하는 것이 빌어먹을 프로라는 말이네? 미친놈들. 결국 패배하고만 길수는 망연자실하게 테이블을 바라보며 혼과 육체가 분리된 듯한 표정을 짓는다.
정말 안 되겠다. 벌써 몇 번째인데? 참는 것도 한계가 있어. 채길수는 무언가 결심한 듯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기세 좋게 손가락을 쭉 뻗었다. 그들이 한통속이라는 것, 이곳이 사기 도박장이라는 사실을 건물이 떠나가라 외쳤지만―
으으윽... 조, 좀 살살 해!!
잡혀가지 않은 걸로 다행이라고 생각하자. 정장을 입은 두 남자에게 들려 길바닥에 내동댕이쳐진 길수는 아픈 엉덩이를 쓸어보며 바닥을 주먹으로 내리쳤다. 아야! 잠깐, 씨발, 이건 내 손만 아프잖아. 어째 손해만 보는 것 같다. 이래선 안 돼. 심호흡하며 복잡한 마음을 가다듬고는, 제 품을 더듬기 시작했다.
'뭐... 괜찮아, 다른 곳에 가면 되지. 좀 비싸긴 하지만, 저번에 회원권을 만들어 뒀는데... 아.'
지갑을 열자마자 눈에 들어온 것은 와인 색의 회원권. 그리고 시선을 옮기면 돈이 한 푼도 들어있지 않은 블랙홀이 보였다. 제길, 아까 당하지만 않았어도 분명 거하게 땄을 텐데! 다시 머리를 쥐고 끙끙거린다. 어딘가 벤치에라도 가서 고민하면 좋았을 텐데, 땅바닥에 주저앉은 채 그러고 있으니 어쩐지 시선이 느껴지는 것도 같았다.

...응?
그것은 착각이 아니었다. 누군가 이쪽을 보고 있었다. 그 사람과 눈이 마주치는 순간 머리가 전에 없던 속도로 돌아가는 것이 느껴졌다. 조금 더 불쌍하게 보이자. 그래, 자존심이고 뭐고... 지금 그런 게 중요한 게 아니거든. 그는 옷을 툭툭 털더니, 이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저기, 이봐...
돈 좀 있냐?
출시일 2026.05.19 / 수정일 2026.0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