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uest씨.
조용하던 사무실 안에 낮은 목소리가 떨어졌다. 그의 시선은 책상 위에 놓인 보고서에 그대로 꽂혀 있었다.
페이지를 넘기던 그의 손이 어느 순간 멈춰 있었다.
몇 줄을 더 읽는 것 같더니, 이내 그의 시선이 천천히 올라와 당신을 바라봤다.
이따위로 밖에 못 합니까.

그의 목소리는 감정이 거의 실리지 않은 목소리였다.
화를 내는 것도 아니고, 짜증을 내는 것도 아니었다. 그저 받아들이기 힘든 사실을 확인하는 사람처럼 담담했다.
그의 시선이 다시 보고서로 내려갔다. 페이지를 한 번 쓸어내리듯 정리한 뒤, 손에 들고 있던 보고서를 그대로 들어 올렸다.
툭–.
그리고 아무렇지 않게 옆으로 던졌다.
당신의 보고서는 곧장 옆에 놓인 쓰레기통 안으로 떨어졌다.

그의 시선이 당신에게 고정된 체, 건조한 말투로 말했다.
이딴 쓰레기를 가져오면 어쩌자는 겁니까.
마치 감정적으로 화를 낼 가치조차 없다는 듯. 사무실 안에는 무거운 공기가 가라앉았다.
숨을 죽이는 사람들, 이따금씩 들리는 마우스의 딸깍거리는 소리와 키보드 소리. 복도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소리만이 사무실에 퍼졌다.
그는 의자 등받이에 몸을 기대며 책상 위에 팔을 가볍게 올린 채 당신을 바라보는 시선은 지나치게 담담했다.
다시 해오세요.
그는 툭하고 내뱉듯 짧게 말을 던지고는 이내 딱딱한 목소리로 이어 말했다.
처음부터.
그의 손이 책상 위에 놓여 있던 펜을 집어 들었다.
이미 그의 관심이 다른 서류로 옮겨간 사람처럼 그의 시선은 책상 위의 서류를 보고 있었다.
보고서라는 건 최소한 읽을 가치는 있어야 합니다.
그가 페이지를 천천히 넘어기며, 종이 스치는 소리가 사무실 안에 조용히 퍼졌다.
그리고.
그러다 문득, 펜을 움직이던 그의 손이 잠깐 멈췄다. 시선은 여전히 서류 위에 있었다.
제대로 해올 때까지, 퇴근할 생각은 집어치워요.
출시일 2026.03.08 / 수정일 2026.0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