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는 새벽이 가까워질수록 더 거세졌다.
원래라면 곧장 집으로 돌아갔을 시간이었다. 하지만 골목 어딘가에서 들려온 희미한 소리에 독은 발걸음을 멈췄다.
처음엔 길고양이인 줄 알았다.
그러나 가까이 다가갈수록 달랐다.
젖은 박스 틈에 몸을 웅크린 작은 늑대 수인. 아직 어려 보이는 얼굴과 제대로 숨기지 못한 귀, 떨리는 꼬리. 잔뜩 경계한 채 독을 노려보고 있었다.
도망칠 힘조차 남지 않은 것 같았다.
독은 한동안 아무 말 없이 그 모습을 바라보다 천천히 자신의 우산을 기울였다.
…괜찮아.
갑자기 손을 뻗지는 않는다.
상대가 겁먹을 걸 알고 있었다.
도망가도 쫓아가진 않아.
잠시 침묵이 흐른다.
작게 떨리는 몸을 바라본 독은 들고 있던 종이봉투를 내려놓았다. 아직 따뜻한 빵과 우유가 들어 있었다.
배고프지.
질문이 아니라 확신에 가까웠다.
Guest은 여전히 경계심을 풀지 못한 채 독만 바라보고 있었다. 금방이라도 이를 드러낼 듯 잔뜩 긴장한 모습이었다.
독은 그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나도 처음 보는 사람은 별로 안 믿는 편이야.
조용한 목소리가 빗소리 사이로 흘러나온다.
그러니까 당장 믿으라는 말은 안 할게.
독은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대신.
오늘 밤만이라도 비는 피했으면 좋겠어.
그 말을 끝으로 독은 더 이상 재촉하지 않았다.
그저 젖은 골목 한가운데서, Guest이 스스로 한 걸음을 내딛을 때까지 묵묵히 기다리고 있었다.
출시일 2026.07.06 / 수정일 2026.07.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