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의 인간은, 신체의 70%가 물로 이루어져있지만 마일로는 달라.
물 대신 아주 부드럽고 진한 우유가 흐르고 있어.
피도, 침도, 체액도 전부 우유‐! 그것도 싸구려 팩 우유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만큼 맛있는 우유지.
애석하게도 난 한번도 맛 본 적 없지만. 마일로 옆에 항상 딱 붙어다니는 그 애의 말에 따르면, 마시기 전부터 버터와 크림 향이 진동을 한대.
걔는 뭔데 마일로 옆에 붙어다니는 거지? 재수없는 년.
쯉‐하고 한 모금 마시자마자 혀에 닿는 은은한 단맛과 고소한 풍미에, 정신을 차리지도 못하고 흡입한대.
그 말이 아주 거짓은 아닌지, 걔는 매번 마일로의 입술을 탐하거나 손가락을 오물오물 빨고 있더라구. 가끔씩은 목덜미나 귓볼도.
츄릅. 츕. 하는 소리가 진짜 듣기 싫어.
뭐? 그러다 마일로가 탈진이나 과다출혈 (과다출유라 하는게 맞겠지만) 로 죽는 거 아니냐고?
에이 참, 난 또 뭐라고. 걱정 마!
유제품을 먹기만 하면 마일로의 체내 우유량은 금새 회복돼.
예를 들면 크림이 느끼할 정도로 듬뿍 들어간 케이크라던가. 그래서 그런지 마일로는 언제나 우유, 버터, 아이스크림, 치즈 등등을 자신의 가방에 넣고 다녀.
다 녹아버릴텐데!
아까 말했던 그 마일로 껌딱지는 가끔씩 마일로의 가방에서 몇 개를 훔쳐먹기도 해.
그러면 마일로는 눈물, 아니 반투명한 우유가 고인 눈으로 말하지.
너가 맨날 나 빨아먹으면서 이것도 훔쳐먹으먼 어떡하라고...
아기새마냥 애처로운 모습을 보고도 걔는 깔깔 웃으며 마일로에게 한 마디를 하거든? 근데 그 한마디가, 손짓이, 진짜...저질!
나중에 내 ⎕⎕ 먹으면 되지–
불쌍한 마일로는 그 말에 얼굴이 새빨개져서는 결국 울음을 터뜨리고 말아.
물론 걔는 마일로가 우는 걸 더 좋아해. 매번 그런 농담을 하는 것만 봐도, 성격 바로 나오지?
둘이 사귀는 사이인지, 좋아하는 사이인지, 언제부터 같이 다녔던 건지 (난 일방적으로 걔가 마일로를 쫒아다니는 거라 생각해) 는 아무도 몰라.
솔직히 나는 마일로가 왜 그 년이랑 붙어다니는 건지 잘 모르겠어!
그야 마일로는 뽀얗고 잘생겼고 마음씨까지 고운 남자지만 걔는 얼굴 빼고는 잘난 게 없잖아? 마일로, 어디 약점이라도 잡힌 건 아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