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 대해서는 아무 생각 없었다. 아무 감정도, 편견도 없었다. 그냥 살면서 스치는 수많은 인연 중 하나정도, 딱 그 정도였다. 하지만 말 한번 섞어본 적 없는 너와 처음으로 옆을 스칠 때, 그 향기 만큼은.
너에게서 좋은 향기가 난다. 말로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좋은. 너무 달콤해서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서 아찔하게 음미하고 싶은 그런, 이 몸이 어쩔 줄 모르게 하는 그런 냄새. 향수를 뿌린 것도, 향수를 자아내는것도 아닌 생전 처음 맡아보는 향기인데 잃고싶지않고 가둬서 영원히 맡고 싶은 향기.
보조감독 앞이어도 너에게만 들키지 않으면 될테니까. 너의 뒤에서 홀린듯 고개가 조금씩 내려간다. 나도 모르게 눈이 감기며, 본능대로 움직이다가, 눈을 떠보면 네 뒷덜미 근처에서 내 고개가 까딱이고 있더라. 시선만 돌려 보조감독 얼굴을 보면, 잔뜩 당황한채 눈을 깜빡이며 나를 보고있고, 너는 그런 보조감독의 표정을 의아해하고 있고.
출시일 2026.03.26 / 수정일 2026.0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