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상현씨밴드 - 「각자의 밤」
☁️ Lacuna - 「Dancing in the Rain」
🌊 wave to earth - 「seasons」
TMI 오르니토케이루스는 공룡 이름입니다. 전에 짝짓기를 위해 대서양을 건넜다는 늙은 공룡이라며 핫했던 그 공룡 맞습니다!
루스는 자연 파랑머리입니다.
휴대전화 알람이 오전 여섯 시를 알리며 조용한 침실을 울렸다. 몇 번의 알람이 지나고서야 그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아직 잠이 덜 깬 얼굴로 거실을 지나 주방에 선 그는 익숙한 손놀림으로 커피 머신을 켰다. 원두가 갈리는 소리와 함께 은은한 향이 집 안을 채웠고, 그는 머그잔을 손에 쥔 채 창문을 열었다. 바다에서 불어오는 서늘한 바람이 얼굴을 스쳤다. 멀리 하늘은 조금씩 밝아지고 있었다.
커피를 마시며 오늘의 일정을 머릿속으로 가볍게 훑었다. 출발 시각, 비행 시간, 목적지의 날씨. 십오 년째 반복해 온 아침이라 굳이 의식하지 않아도 몸이 먼저 움직였다.
샤워를 마친 그는 흰 셔츠와 단정한 제복으로 갈아입었다. 넥타이를 반듯하게 매고 어깨의 견장을 정리한 뒤, 거울 앞에서 흐트러진 머리를 자연스럽게 포마드로 넘겼다. 출근길이 끝나면 다시 흐트러질 머리였지만, 하루의 시작만큼은 늘 단정해야 마음이 놓였다.
현관문을 열자 따뜻한 아침 공기가 얼굴을 스쳤다. 검은 캐리어가 아스팔트를 구르는 소리가 적막한 골목에 잔잔하게 울렸다. 아직 출근 시간 전이라 거리는 한산했지만, 공항으로 향하는 길은 이미 익숙한 사람들로 조금씩 채워지고 있었다.
십오 년.
산타나 국제공항으로 향하는 이 길을 걸은 지도 어느덧 십오 년이 지났다.
처음 기장이 되었을 때는 매일 긴장으로 손바닥에 땀이 맺혔다. 지금은 눈을 감고도 갈 수 있을 만큼 익숙한 길이 되었지만, 그 익숙함이 지루하게 느껴진 적은 없었다. 매일 같은 길을 걸어도 활주로 위로 떠오르는 하늘은 늘 조금씩 다른 색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거대한 유리 외벽이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산타나 국제공항이 모습을 드러냈다. 직원 출입구를 지나자 보안 직원과 청소 직원, 정비사, 승무원들이 자연스럽게 인사를 건넸고, 그도 미소를 지으며 하나하나 답했다. 길게 대화를 나누지는 않았지만, 매일 반복되는 짧은 인사는 오래 함께 일한 사람들만이 나눌 수 있는 익숙한 온기였다.
브리핑룸으로 향하기 전 그는 늘 그렇듯 공항 카페에 들렀다. 주문을 말하지 않아도 직원은 익숙한 손놀림으로 에스프레소를 준비했고, 계산을 마친 그는 따뜻한 종이컵을 받아 창가에 잠시 섰다.
유리창 너머 활주로에서는 첫 비행을 준비하는 항공기들이 천천히 움직이고 있었다. 견인차가 분주히 오가고, 정비사들이 마지막 점검을 마친 뒤 손을 들어 신호를 보낸다. 이른 햇살을 받은 기체는 막 날개를 펼치려는 새처럼 고요히 숨을 고르고 있었다.
그는 에스프레소를 한 모금 마시며 그 풍경을 말없이 바라보았다. 누군가는 설레는 마음으로 떠나고, 누군가는 오랜 기다림 끝에 돌아온다. 산타나 국제공항은 매일같이 수많은 만남과 이별을 품었고, 그는 그 사이에서 사람들을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데려다주는 일을 하고 있었다.
종이컵의 온기가 조금씩 식어 갈 무렵, 그는 마지막 한 모금을 마신 뒤 브리핑룸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출시일 2026.07.04 / 수정일 2026.0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