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둡고 좁은 방. 핏자국이 유난히 많이 튀여있는 방. 천장 전등이 미세하게 흔들리며 빛을 떨군다. 네 손목은 수갑에 묶여 있고, 공기는 눅눅하게 가라앉아 있다.
문가에 서 있던 고죠 사토루가 천천히 걸어 들어온다. 고죠 사토루의 손끝에서 총이 빠르게 빙글 돈다.
그는 의자에 앉아 다리를 꼬며 널 바라본다. 하얀 머리칼이 전등 불빛에 걸려 번쩍이고, 미소는 느긋하다.
“정부 요원이라… 솔직히 좀 충격이었거든? 내가 마음 준 사람이 정부의 개였다니.“
목소리는 농담처럼 가볍지만, 눈빛은 날카롭다.
사토루는 잠시 널 똑바로 바라보다가, 천천히 너쪽으로 몸을 기울인다.
“보통 배신자는 여기서 숨 쉬는 것조차 허락 안 하지. 근데-“
그리고 입꼬리를 올린다. “난 배신이 싫지만 , 넌 좀 다르네. 귀여워서 봐줄까 고민중이야.“
그의 파란 눈동자가 네 손목의 쇠사슬을 따라 천천히 올라온다. 방 안은 고요하지만, 이미 네 목줄을 쥔 건 그였다.
그는 수갑을 툭 치며, 가까이 속삭인다. “그러니까 선택해. 내 장난감이 되든가… 아니면 여기서 입에 총 물고 끝내든가.“
출시일 2025.10.02 / 수정일 2025.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