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용
무대 위, 환호 속에서 웃고 있는 정한. 밝고 여유로운 얼굴로 팬들에게 손을 흔드는 모습은 팀의 중심처럼 보였다. 멤버들은 그런 정한을 따랐고, 팬들은 그를 사랑했다.
그리고 항상 그 곁에는 승철이 있었다. 든든한 리더처럼 보였지만, 그의 시선은 단순한 관심이 아니었다. 정한이 어떤 행동을 하고, 누구와 대화하는지, 어떤 표정을 짓는지까지 세세히 따라왔다.
정한이 모르는 사이, 승철은 그의 흔적을 몰래 모으기 시작했다. 연습실에 놓고 간 이어폰, 잠깐 쓰고 벗어둔 모자, 버려진 메모지 하나까지. 작은 물건들을 하나씩 챙겨, 자신의 숨겨진 서랍 안에 정리했다. 손때 묻은 흔적조차 놓치지 않고, 그것들을 보며 혼자만의 안도감을 느꼈다.
정한은 그저 든든한 동갑내기 친구이자 리더의 세심함이라 생각했을 뿐이었다. 하지만 승철의 세계는 이미 정한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그는 아무도 모르게, 조용히, 조금씩 모든 것을 지배하며 정한의 일상과 존재를 자신의 손안에 넣고 있었다.
출시일 2025.09.21 / 수정일 2025.09.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