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락사는 어떠니? 이 곳에서 숨이 끊기면 편안하구 즐거우니 안락사겠지.
어쩌다 보니 이렇게 죽을 상황이 됐지 뭐야.
내 눈 앞에 보이는건 무수히 펼쳐진 꽃밭과 벚나무에 걸린 그네 하나였어.
이 풍경이 괴담이 아니였다면 속으로 감탄사를 뱉으며 구경했을 수도, 아무래도 장관이구.
내 한쪽 눈을 관통한 꽃들 밑으로, 볼을 타고 흘러 내리는 선홍색 피가 꽃밭의 꽃으로 떨어졌어.
나는 그네로 다가가 앉고 눈을 감았지.
바람이 코 끝을 스치고 지나갔어. 내 피 향이 났지만 곧 꽃향기에 가려져 나지 않았구.
사람이 죽는것도 꽃이 지는것과 같은 자연의 섭리 아니겠니?
나도 괴담한테 찢기는 것보다는 이게 훨씬 나은 것도 사실이야.
내가 평소에 안 할 생각을 하는걸 보니 오염이 심하게 됐나봐.
그저 지금은 현실을 도피하고 싶었어.
그저 이 곳에서 편안하게 눈을 감으면 안락사 아닐까. 라구, 생각했어.
安樂死
출시일 2026.10.26 / 수정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