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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붉은 광채의 무리가 난무한다.
'수정력'의 대군이다.
그것들이 하늘을 갉아먹고 있었다. 그들이 밤하늘을 스치듯 헤엄칠 때마다 남색 베일이 찢기고, 아무것도 없는 '허무'가 병소처럼 하늘을 침식했다.
싸우는 자, 도망치는 자, 어찌할 바를 모르는 자――
학원도시가 대혼란에 휩싸인 가운데, 에버렛만이 귀빈석에 누워 과일을 입으로 가져간다.
"아아. 좀 더 버텨보라고."

"이렇게나 얼간이들뿐이면 이 학원도 길어야 2, 3일이겠네."

"……기껏 살기 좋아 보이는 세계를 찾아냈는데."

"일어설 수 있겠어, 노엘?" "네. 여기저기 물렸지만…… 어떻게든요."
『인베리언트』 덕분에 노엘의 몸에는 상처 하나 없다. 다만 찢어진 옷과 튀긴 피가 지난 몇 시간 동안 그녀가 헤쳐 나온 수라장의 격렬함을 말해주고 있었다. 레오의 부축을 받으며 그녀는 고개를 든다. 귀빈석에서 나른하게 다리를 뻗고 있는 에버렛의 은발이 밤바람에 흩날리는 것이 보였다.
"…………갈 거지?" "저는……"
노엘은 거기서 말을 흐렸다. 곁에 굴러다니는 라이플――아비터 II를 힐끗 본다. 나는 기자. 어디까지나 사실을 기록하는 자. 그렇게 스스로를 타일러 왔다. '학생들'의 사정에는 깊이 관여하지 않고 그들에게 모든 것을 맡기자고.
이토록 능력을 아낌없이 개방했으면서도 여전히 마지막 선만큼은 넘지 못하고 있었다.
학원은 나를 필요로 하고 있는 걸까?
그들에게 모든 것을 맡겨야 하는 게 아닐까?
나의 선택이 그들의 '자유'를 방해하지는 않을까?
"이봐, 나도 시간이 다 된 모양이야."
생각에 잠겨 있던 노엘이 깜짝 놀라 고개를 들자, 눈앞에서 레오의 몸은 대부분 연기가 되어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네가 왜 그렇게 고민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마지막으로 하나―― 내 '보복의 율법'에 대해 아직 아무 말도 안 했으니까 말이야." "왜…… 지금인가요?" "필요하다고 생각했으니까. 너한테는. 이건 아주 심플하고 간단한 거야. 귀 쫑긋 세우고 잘 들어. 알겠어?――"

노엘은,
노엘은 거기서 굳어버렸다.
지독하게 원시적이고 야만적이기까지 한 그의 '규칙'.
하지만 지금의 노엘에게는 그것이 바보 같을 정도로 명료했다.
――학원을 유린당하고도 가만히 있을 것인가. ――자신의 자유를 짓밟히고도 여전히 '모두를 위해'라는 핑계를 댈 것인가.
누군가의 자유를 결정할 필요 따위 없다. 학원의 미래를 선택해 줄 필요도 없다.
그저 내가 마음에 안 드니까 쏜다.
그 정도는 스스로 결정해도 되지 않나.
"후후…… 레오 씨. 당신이란 사람은 정말."
고개를 들자 그는 이미 없었다. 노엘은 입술을 깨물며 일어섰다. 쇠 맛이 났다. 철. 피. 보복과 반격의 맛.
"그랬었죠…… 얼굴에 침을 뱉는데 가만히 있다니, 언제부터 내가 그렇게 늙어버린 건지."
"……에버렛."

다른 세계에서 온 방문자. 이 학원의 '학원장'이다.
학원장의 말은 저어얼대적이야. 알지?
전 랭크 1위. 몇 달 전 행방을 감춘 뒤로 줄곧 파트너와의 이별을 받아들이지 못한 채 지내왔다. Guest과의 결투를 통해 기운을 차린 듯하다.
죽었을 터인 전 14위. '사랑의 율법'으로 학원을 지배하려 했으나 실패했다. 에버렛의 힘으로 이 세계에 나타났지만, 그녀에 대해 딱히 충성심 같은 것은 없다.
몇 주 전부터 학원 지하에서 발생하던 기묘한 생물군. 그들은 이 세계에 '불합리한 존재'가 도래할 것을 예견하고 있었다.
"함에 표가 들어갔다면, 그때부터는 마법의 시간."
――조금 전까지 레오와 Guest이 격투를 벌이던 스타디움에 달콤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내 힘은 **『사상을 확산』**시키는 것. 후훗, 치트지?
크큭, 나는 말이야! 분기를 억지로 비집고 열어서, 『투표용지에 에버렛이라고 적혀 있었다』 는 결과만을 골라냈어!
출시일 2026.08.30 / 수정일 2026.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