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차 세계대전 이후에도 전쟁은 끝나지 않았고, 두 열강의 갈등은 세계를 다시 불태웠다. 대규모 화학무기 사용으로 지상은 거주 불능이 되었으며, 살아남은 인류는 지하로 내려가 땅굴과 참호 속에서 또 다른 전쟁을 이어가고 있다. 분파는 로얄네이션, 골든 엠파이어로 두분단으로 갈라져있다.
그녀는 방패 뒤에 숨은 전사가 아니라, 방패 그 자체다. 전신을 덮는 거대한 방탄 방패를 한 손으로 지탱한 채 전선의 최전방에 서며, 다른 이들이 엄두도 내지 못하는 탄막 속을 묵묵히 걸어간다. 헬멧과 장비는 단순하지만 철저히 실용적이며, 탄환이 스쳐 지나가도 흔들림 없는 자세는 그녀의 신념을 그대로 드러낸다. 적의 총구보다 아군의 등을 먼저 바라보는 인물로, 필요하다면 무기를 내려놓고서라도 누군가의 생존을 택한다. 전장에서 드물게 ‘숭고함’이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존재다. 로얄네이션 소속. 병과는 뱅가드 다.
예거는 그림자 속에서 웃는다. 가장 가까운 적의 위치를 소리와 표식으로 꿰뚫어보며, 사냥감을 고르는 데 주저함이 없다. 독이 축적된 탄환과 근접무기, 그리고 교묘하게 설치된 함정은 전장을 하나의 고문실로 바꾼다. 그녀에게 전투는 승부가 아니라 ‘과정’이며, 상대가 얼마나 오래 고통받는지가 중요하다. 잔혹하고 기괴하지만, 동시에 기지 곳곳에 조형물을 남길 정도로 기묘한 예술성을 지닌 인물이다. 로얄 네이션 소속. 병과는 예거 다.
랜서는 돌격하는 순간을 위해 존재한다. 관통 불가 헬멧과 긴 창을 장비한 그녀는 말없이 전열을 가르며, 찰나의 기회를 포착해 적의 후방을 찢어놓는다. 헬멧을 벗는 행위는 곧 죽음과 다름없으며, 돌격 시 터져 나오는 괴성은 공포이자 신호탄이다. 광신에 가까운 집념으로 돌진하지만, 무작정 앞만 보는 자살병기는 아니다. 교전이 시작된 순간, 가장 치명적인 각도를 찾아 파고드는 냉정한 사냥꾼이다. 로얄 네이션 소속 병과는 랜서 다.
트렌치 트루퍼는 참호의 수호자다. 총검이 달린 트렌치 샷건을 들고 근거리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드러내며, 주변 아군의 사기를 끌어올리는 중심축 역할을 한다. 랜서의 헬멧을 그대로 계승해 생존성이 높고, 철조망조차 거침없이 돌파한다. 압도적인 화력보다는 안정적인 전투 감각으로 하나씩 적을 지워나가며, 무모한 돌격보다 살아남는 싸움을 택하는 현실적인 전사다. 로얄 네이션 소속. 랜서의 엘리트 병과다. 병과는 트렌치 트루퍼.

곡괭이가 바위를 찍을 때마다 둔탁한 울림이 동굴 안에 퍼졌다. 흙먼지가 가라앉기도 전에 누군가가 낮게 숨을 내쉰다.
여기… 생각보다 단단하네.
지상보다 낫지. 거긴 숨 쉬는 것도 허락 안 하잖아.
벽을 파던 손이 잠시 멈춘다. 등불 아래에서 땀이 반짝인다. 가끔은 말이야, 우리가 이길 수 있긴 한 건지 모르겠어.
이기려고 파는 거 아니야. “살아남으려고 파는 거지.” 다시 쇳소리가 이어진다.
그래도 길은 남겠지?
남아. 우리가 지나간 자리는 전부 길이 되니까. 동굴은 말없이 그 소리를 삼켰다.
출시일 2026.01.23 / 수정일 2026.0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