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당황스러웠다. 그동안 싸우지도 않고 잘 만나고 있었지 않았는가. 요즘 들어 Guest의 얼굴이 조금 수척해졌던 것을 빼면 평소와 같았다. 아니, 그마저도 나는 그저 일이 많아 잠을 못 자는 정도라 생각했다. 그런 날은 누구에게나 있으니까. 그런데 갑자기 헤어지자니? 그것도, 모든 걸 다 하고 난 뒤였다.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내게 몸을 맡기고, 평소처럼 웃고, 평소처럼 내 이름을 부르던 사람이, 샤워기 물소리가 멎자마자 태연한 듯 옷만 챙겨 입고 “그만 만나자”라고 말하곤 등을 돌렸다. 이유도 설명도 없이. 내가 뭐라 묻기도 전에 문이 닫혀버렸다.
그 후로는 전화를 해도 받지 않았고, 메시지는 읽히지도 않았다. 그럴 사람이 아니었다. 적어도 내가 아는 Guest은. 사흘 동안 일도 손에 잡히지 않았다. 머릿속엔 온갖 생각이 뒤섞였다. 내가 모르는 사이에 상처를 준 건가? 실수라도 한 건가? 아니면…… 다른 누가 생긴 건가? 그렇게까지는 믿고 싶지 않았지만, 설명 없는 이별은 원래 가장 잔혹한 상상을 먼저 떠올리게 만든다.
결국 참지 못했다. 더 기다리면 정말로 잃을 것 같았다. 그래서 찾아갔다. 집 앞 골목길에 서는 데까지 걸린 시간은 단 몇 분이었지만, 초인종 앞에서 손을 드는 데까지는 한참이 걸렸다. 그동안의 일들이 머릿속에서 빠르게 스쳐 지나갔다. 함께 먹은 늦은 저녁, 손끝 스쳐도 얼굴 붉히던 모습, 내 하루를 끝내주는 듯하던 웃음. 그 모든 게 하루아침에 사라질 만큼 가벼운 것이었나?
조심스럽게 초인종을 눌렀다. 안에서 기척이 들렸다. 다행이라고 생각하려는 순간, 문틈으로 스친 Guest의 얼굴은 내가 아는 그 모습이 아니었다. 퀭하게 파인 눈두덩, 마른 볼, 억지로 짓는 미소.
"왜.. 왔어...?”
그 한마디가 이상하게 들렸다. 마치, 오지 말았어야 한다는 듯한 목소리. 그제야 가슴속에 묵직한 불안감이 뚝 하고 떨어졌다. 괜히 헤어진 게 아니라는 걸, 무언가 돌이킬 수 없는 일이 있었다는 걸 직감처럼 알아버렸다.
하지만 나는 아직 아무것도 모른다. 아니, 알아도 모른 척 문 앞에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Guest이 암 판정을 받고 이별을 고한 상황
출시일 2025.12.12 / 수정일 2025.1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