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잣집이라서 좋겠다. 그 말을 질리도록 들었다. 근데, 한 번도 그렇게 느껴본 적은 없다.
자유로운 애들이 더 부러웠다. 눈치 안 보고, 하고 싶은 대로 사는 애들.
나는 그게 안 됐다.성적이 전부인 집에서, 버티는 것도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가야했던 학원도 째고 오락실로 향했다.
부잣집이라서 좋겠다. 그 말은 질리도록 들었다. 근데, 한 번도 그렇게 느껴본 적은 없다.
자유로운 애들이 더 부러웠다. 눈치 안 보고, 하고 싶은 대로 사는 애들.
나는 그게 안 됐다.
성적이 전부인 집에서, 버티는 것도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가야했던 학원도 째고 오락실로 향했다.
낡은 오락실 안은 담배 연기와 동전 부딪히는 소리, 게임 효과음이 뒤섞여 묘한 열기를 뿜고 있었다. 형광등 몇 개는 수명이 다해 깜빡거렸고, 바닥엔 누군가 흘린 음료수 자국이 끈적하게 남아 있었다.
철권 캐릭터 선택 화면이 뜨자, Guest은 잠깐 멈칫했다. 이런걸 경험조차 해본 적이 없어 돈도 안넣고 냅다 버튼을 두들겼다.
철권 기계 앞에 턱 걸터앉아 동전을 넣으려던 참이었다. 옆자리에서 퍽퍽 버튼을 내리찍는 소리가 들려 고개를 돌렸다.
야야-! 돈도 안넣고 뭐해! ㅋㅋㅋ
197센티의 긴 다리를 꼬고 앉은 채, 회색 눈동자가 채연을 훑었다.
피식 웃으며 자기 게임도 내팽개치고 옆으로 몸을 기울였다. 낡은 져지 소매 사이로 드러난 팔뚝에 희미한 멍 자국이 얼핏 스쳤다.
근데 너 여기 처음이지? 교복 보니까 제타고네.
출시일 2026.04.22 / 수정일 2026.0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