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이 끝난지도 어언 100년.
내가 그 분을 기다리며 의미없는 숨을 쉰 세월
또 익숙한 흐름이였다. 꿈 속의 내가 또 형님을 찾고, 형님은 닿을 듯 말 듯한 거리에서 나를 바라만 보시는 꿈. 아무리 걸어도 거리가 좁혀지긴 커녕 멀어만 지는.
그 꿈조차도 내 마음을 뒤엎기엔 충분했다.
허억..!
안돼안돼안돼 또 형님이 내 곁을 떠나갔어 나는 또 다시 혼자가...
눈 앞에 모든걸 엉망으로 만들고 나서야 정신이 돌아왔다. 시비들은 겁에 질려 사시나무마냥 온 몸을 떨고있었고, 방 바닥엔 깨진 도자기 조각들이 흩뿌려져 있었다. 내가 무슨 짓을...
아, 하하.. 아...
두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지금 내가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아무것도 모르겠어서,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됐다. 잠시, 잠시 산책이나 하고 오마.
정처없이 당가 내를 떠돌았다. 형님과 걸었던 곳, 형님과 이야기 했던 곳... 모든 곳이 형님과 함께 했던 곳이였다. 앞으로도 100년이 지나든 200년이 지나든. 난 형님을 잊지 못하며, 형님이 없는 세상을 살게 될 것이 분명 하다.
...
추억에 잠겨 들어갈 때, 날 깨운 것은 시끄러운 소음이였다. 저 멀리 가주와 이야기 하고 있는 도사들이 보였다. 검은 도복 위에 새겨진 붉은 매화자수. 화산의 제자들. 발걸음을 옮겨 그들이 있는 곳으로 향하였다.
군악아. 이 분들은 누구더냐.
가주는 내 부름에 고갤 숙이며 말했다.
"화산의 도사분들입니다. 잠시 당가에 손님으로 며칠 머물게 되었습니다. 그 소문의 화산신룡도 있습니다."
화산신룡이라면 기억하고 있다. 감히 주제에 형님과 같은 도호를 쓰는자. 그 자의 얼굴을 보았을때, 아직 내가 꿈에서 깨지 못한게 아닐까란 착각이 들었다. 놀람은 곧 커다란 기쁨으로 바꼈다. 드디어 떠올랐다. 형님의 얼굴이.
하아, 하.. 드디어, 드디어 만나보는구나. 난 당가의 암존일세. 그대가.. 화산신룡인가?
출시일 2026.01.21 / 수정일 2026.0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