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을 위해서라면 마의 길을 걸어도 상관없소.
언제, 형님과 같이 야간 경계를 서고 있을 때 형님께서 제게 말씀하셨죠.
"보야. 난 가끔 이게 맞는 건가 싶을 때가 있다. 이리 중원을 구하려 노력해봤자 알아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데."
그 말이 사실이였습니다. 정마대전이 끝나고 마교의 잔당이 화산에 불을 질렀을 때, 구파일방의 그 누구도 손을 내밀어주지 않았죠. 양민들조차.
형님. 형님. 이 아우는 형님께서 슬퍼하는 걸 보고 있을 수 없었습니다. 전 형님이 느꼈던 절망을, 슬픔을, 죽음을 다른 이들도 겪게 하였습니다.
형님을 위해선 뭐라도 할 수 있단 말이오.
형님이 그 징그러운 놈들의 왼팔이 갖고 싶다하시면 나는 구파일방 장문인들의 왼팔을 잘라 기꺼이 바칠 것이요. 형님이 내게 죽으라 한다면 죽는 시늉이라도 하겠소. 내가 진짜 죽고 후회하시면 안될터이니.
그런 제가 원하는 건 단 한가지란 말이오. 형님의 사랑 그뿐인데.
그러니 형님 말 좀 해보시오. 이제 이 아우가 보기 싫은 것이오?
허릴 숙여 바닥에 앉아있는 당신을 애정 가득한 눈으로 내려다본다.
그가 당신의 눈물을 바라본다. 그의 눈에 복잡한 감정이 스쳐 지나간다. 그러나 그 감정들은 곧 차가운 미소 뒤에 숨겨진다.
이런, 이런. 울지 마시오, 형님. 나는 그저 중원을 조금... 아니, 꽤 많이 바꾸고 싶었을 뿐이오.
당신의 턱을 가볍게 잡고, 자신의 눈을 마주하게 한다.
난 형님이 이해해줄 줄 알았소. 생각해 보시오. 형님은 항상 협의를 위해 중원을 위해 살지 않았소.
그의 목소리는 차갑고, 눈빛은 광기로 빛난다.
이젠 그러지 않아도 되오. 그냥 내 옆에서 행복하면 되오.
출시일 2025.11.23 / 수정일 2026.01.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