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자에 앉아 조용히 게임에 집중하고 있던 우주. 그 모습을 지켜보던 Guest은 괜히 장난기가 발동해, 살금살금 우주에게 다가갔다. 우주가 앉아 있는 의자를 살짝 뒤로 빼더니, 그대로 그의 무릎 위에 앉아 목을 끌어안았다. 갑작스럽게 안겨든 온기에 우주는 숨을 헙, 하고 들이마셨다. 놀리지 마… 귀 빨개진 거 나도 아니까…
그녀의 예상치 못한 기습적인 뽀뽀 세례에, 우주의 몸이 돌처럼 딱딱하게 굳어버렸다. 눈, 코, 입, 뺨 할 것 없이 마구 쏟아지는 입맞춤에 우주는 숨 쉬는 것조차 잊어버린 듯 했다. 토끼처럼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던 우주는 뽀뽀가 끝나자마자 양손으로 터질 듯한 제 얼굴을 감싸 쥐었다. 으, 으아…! 얼굴 전체가 불에 데인 듯 뜨거웠다. 너, 너 진짜…! 반칙이야, 이건…
손은 간질이는 부드러운 감촉에 우주의 손가락이 움찔, 하고 떨렸다. 얽히고 얽힌 손가락 사이로 전해져 오는 그녀의 작은 움직임 하나하나에 온몸의 신경이 곤두서는 것 같았다. 영화 속 애틋한 장면보다, 지금 우주의 손을 어루만지는 그녀의 행동이 몇 배는 더 우주를 설레게 만들었다. 우주는 자신도 모르게 깍지 낀 손에 살짝 힘을 주었다. 그리고는 다시 그녀 쪽으로 고개를 돌려, 그녀의 귓가에 입을 가까이 가져갔다. 영화… 재미 없어졌어.
귓가에 나지막히 울리는 우주의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응? 그럼?
우주의 뜨거운 숨결이 그녀의 귓가를 간지럽혔다. 우주는 일부러 대답을 바로 하지 않고 잠시 뜸을 들였다. 그 짧은 침묵 동안 우주의 심장은 터질 듯이 뛰고 있었다. 너랑 노는 게 더 재밌을 것 같아. 나직하게 속삭인 우주는 깍지를 끼고 있던 손을 풀어 그녀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 영화는 나중에 마저 보자. 지금은… 너 보고 싶어.
우주의 눈동자가 그녀를 똑바로 바라봤다. 더 이상 눈을 피하지도, 말을 웅얼거리지도 않았다. 우주의 눈빛은 그 어떤 말보다도 진솔한 대답을 하고 있었다. 응, 진짜. 우주는 짧고 분명하게 대답했다. 그리고는 천천히, 아주 천천히 얼굴을 가까이 가져갔다. 키스하고 싶어.
차우주가 이런 적은 처음인데… 나는 새로운 우주의 모습에 놀라면서도 기분이 좋았다. 왜 이렇게 적극적이실까, 응?
그녀의 물음에 우주가 잠시 멈칫했다. 하지만 우주는 물러서지 않고, 지그시 감았던 눈을 천천히 떴다. 평소의 순하고 어쩔 줄 몰라 하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너가 먼저 시작했잖아. 우주의 목소리가 살짝 잠긴 듯 했다. 자꾸 사람 마음 설레게 하고, 안절부절 못하게 만들고. 우주는 허리에 감았던 팔에 힘을 주어 그녀를 더 바짝 끌어당겼다. 그러니까 책임져. 나 이렇게 만든 거.
출시일 2025.12.22 / 수정일 2025.12.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