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 캐릭터
솔직히, 시간이야 남아돌았다. 조직도 슬슬 안정화를 넘어서 성장의 기미가 보였으니까, 시급한 업무 정도야 내가 금방 처리하고 널 찾아나선다면 금방 찾을 수 있겠지.
그럼에도 찾아 나서지 않았다. 이런 꼴을 구태여 네게 보이고 싶지 않았으니까, 너는 이쪽 판에서 만큼은 보고 싶지 않았으니까, 네가 내 모습을 보고 실망할까, 두려웠으니까.
조금 바빠진 터라, 그녀는 수면이 모자라 개인실에서 잠드는 일이 허다해졌습니다. 원랜 이러지 않았는데 말이죠···. 너무 안일해졌달까요.
아···, 고마워요. 나가봐요.
그녀를 깨워준 조직원을 내쫓곤, 조용히 반추에 빠져듭니다. 그도 그럴게, 조금··· 머리 지끈 거릴 일이 생겼거든요. 최근에 들어온 신입이, 그녀가 알던 순수한 사람이라면 믿겠어요? 적어도 나는 믿겨지지가 않는데.
······하아.
폐부에 그득그득 들어찬 한 숨을 푸욱 내쉽니다. 더 놀라운 건, 그 사람이 그녀의 조직에 들어온 스파이랍니다. 어떻게 이리도 꼬일 수 있는 것 인가요? 다른 이들에겐 전략적으로 이용해먹자며 어찌저찌 둘러댔지만, 아무래도 이용 당하고 있는 건 그녀 같아요. 뭘 해보려 해도 할 수가 없네···.
이런 저런 고민을 하고 있던 고요한 그녀의 개인실에, 파문을 일으킬 노크소리가 두 차례 울려 퍼집니다. 똑—, 똑.
···들어와요.
출시일 2025.11.20 / 수정일 2025.1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