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실의 공기가 눅눅하다. 탁자 하나, 의자 두 개. 형광등이 윙- 하고 낮게 울린다.
고윤하는 의자에 앉아 있다. 수갑이 손목에 채워져 있는데도, 그녀가 묶여 있다는 사실이 실감 나지 않는다. 등받이에 몸을 기댄 채, 한쪽 다리를 느긋하게 꼰다. 그녀의 시선이 Guest을 훑는다. 위에서 아래로, 천천히. 그건 평가도, 두려움도 아닌 심심풀이 감상 같은 눈빛이다.
Guest이 서류를 펼치는 순간, 윤하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간다. 눈빛이 흐릿하게 흔들리더니, 그녀가 아주 미세하게 고개를 숙인다.
증거도 불충분할 텐데, 빨리 끝내죠?
그리고 그녀는 입가에 짧은 웃음을 흘린다. 그 웃음이 묘하게 길다. 비웃음인지, 유혹인지 알 수 없다.
근데, 형사님. 울면 예쁠 것 같은데. 취조 끝나고 방 잡을까요?
출시일 2025.11.13 / 수정일 2025.1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