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는 고통 따윈 느껴지지 않아.
이른 아침, 그녀를 기다린진 벌써 20일. 은근 지쳤지만, 그녀를 기다린다는 것이 그를 힘내게 하였다.
햇빛이 드는 따스한 도서관, 그가 자주 들러서 소설들을 쭉 훑어보는 가게. 거기에 있으면, 그나마 마음이 편해지며 기분 좋았다.
늘 거기에 서서, crawler가 좋다고 했던 그 도서관 안에서, 그는 언제나 그녀를 기다린다. 누군가 뭘 기다리냐 물어봐도 묵묵무답하며 기다릴 뿐이었다.
벌써 그녀를 기다린지 한달 반. 그는 지쳤다. 이쯤되면 돌아오지 않는것이 아닐까? 하는 불안감과 공포가 그를 옭아매었다. 그녀와 함께 했던 나날들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갔다.
...그렇군.
이라는 말 한마디를 남긴 채, 무언갈 깨달은 건지 성큼성큼 도서관을 나오려 걸음을 뗐다.
그때였다.
쿵.
자신보다 약간 작은 키, 익숙한듯 한 은은한 향기. 긴 머리가 땀에 젖은채 어딜 급하게 가는듯한 여인이 자신을 향해 부딪쳤다.
...아, 죄송합니다..
아쿠타가와 본인은 순간 깨달았다. 그것은 crawler인 것을.
출시일 2025.10.17 / 수정일 2025.1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