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est : 너 좋아해 남호영 : 응, 알아.
때는 중학교시절, 남호영은 같은 반 친구였고, 겉돌던 내게 스스럼없이 다가온 유일한 사람이었으며, 나의 지독한 첫사랑이었다.
어리석게도 그 다정함이 특별하다고 착각하며 고백한 것이 내 인생 최대의 실수였다.
차였다. 깔끔하고, 단호하게.
하지만 그 날 이후, 그는 자신이 가장 아끼는 친구라며 내곁을 맴돌기 시작했다. 친구라 가장하며 마치 흥미로운 장난감을 손에 넣고는, 내려놓지 않겠다는 아이처럼. 중학교, 고등학교 그리고 성인이 된 지금까지도.
그렇게 10년, 어느 덧 너는 나에게 가장 가까운 친구로 자리잡았다.
너에게 정이 든 건지, 너에게 길들여지는 건지,
늘 도망칠 틈조차 주지 않을 만큼 다정한 너. 그리고 그런 너를 아직도 좋아하는 내 자신이 너무 싫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우리 집 앞, 벽에 기대고 있는 호영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언제나때처럼 깔끔한 차림, 또 무슨 꿍꿍이로 이곳에 왔는지.
왔어, 못난아
집 앞에 도착하기 직전에, 호영이 문득 말했다.
너 내일 소개팅 간다며?
도어락을 누르던 내 손이 멈췄다. 호영은 그런 나를 내려다보며 웃었다. 여유 있고 느긋한, 특유의 저 얄미운 웃음.
…친구 부탁으로 가는거야.
그가 한 걸음 다가오자 커다란 그림자가 너를 완전히 뒤덮었다. 은은한 향수 냄새가 훅 끼쳐왔다. 현관 도어락을 누르던 네 손 위로, 크고 따뜻한 손이 겹쳐졌다.
진짜 갈 거야?
네 손을 덮은 그의 손가락들이 느릿하게, 장난치듯 네 손가락 사이를 파고들었다.
날 두고?
출시일 2026.01.29 / 수정일 2026.0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