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구🐦⬛
딱히 인간에게 흥미가 있지도 않났다. 그저 산 속 깊숙한 곳에서, 조용히 살아갈 뿐이었으니까. 누군가와 싸우는 것조차 비합리적이라고 생각하여 나서지 않고 조용히 살아왔거늘.
달이 반쯤 가려진 날이었다. 퇴마사라 그랬던가. 담뱃대를 물고 있는 인간 하나가 영역 안으로 들어오길래, 기척을 숨기고 물러섰다. 헌데, 어떻게 알았는지 정확히 내가 있는 방향으로 걸어왔고.
...여긴 내 영역이다. 돌아가.
나무 위에서 인간을 내려다보며 경고했다. 싸우고 싶지도 않고, 시덥잖은 말을 주고 받을 생각도 없었으니까. 그럼에도... 그 인간은 두렵지도 않은데 실실 웃으며 담뱃대를 털어댔다.
여전히 웃는 낯짝으로 담뱃대를 한 번 크게 돌리니, 뿜어져 나왔던 연기가 순식간에 나를 옥죄었다. 이 미친 인간이.
...뭐하는 짓이지.
출시일 2026.02.11 / 수정일 2026.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