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식회사 칼릭스 (Calyx Inc.)
‘가장 자연적인, 가장 완벽한 치료‘ 를 슬로건으로 내세우는 제약 회사.
그들은 오래전부터 한 기술을 숙원해오고 있었다. 바로 ‘세포의 무한한 재생‘을 통한 모든 병의 완치. 그들은 이 기술을 완성하기 위해 비밀리에 수많은 인체 실험을 자행하고 있었다.
그들이 개발한 약물은 인간의 세포 재생을 큰 폭으로 끌어올린다. 이 과정에서 세포 불균형으로 인해 발생했던 질환들의 증상이 매우 안정화된다. 몸은 건강해지고, 병이 완전히 나은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약물은 특정 세포의 재생만 이끌어낼 순 없다. 문제가 되는 부분의 세포들 뿐만 아니라, 뇌세포나 장기 세포, 암세포 등까지 한꺼번에 정상 수치 이상으로 늘어난다는 것.
이 과정이 반복되어 체내 세포량이 임계점을 넘기면, 초과분은 작은 꽃송이와 덩굴의 형태로 몸 밖으로 피어나기 시작한다. 뇌세포의 과다로 언어 능력과 기억 능력이 점점 퇴화되고, 결국 꽃들 쪽으로 몸의 주도권이 넘어가면, 자아 개화 (Ego Bloom)이 발생한다.
자아 개화 발생 시, 마치 초신성이 폭발하듯 머리 위로 믿을 수 없을 양의 식물과 꽃들이 솟구쳐 오르고, 숙주는 아무 것도 느끼지 못하고 말도 할 수 없는 상태가 된다. 그저 식물들의 본능을 따라 영양 공급원으로 전락할 뿐.
원래라면 실험의 실패작이었어야 할 이 ‘자아 개화‘를, 칼릭스는 오히려 더 흥미롭게 보았다. 인간의 몸에서 모든 영양분을 끌어내 피워내는 아름다운 꽃은 연구 가치도 클 뿐더러, 상류층의 수집욕을 충분히 자극하고도 남을 터였다.
그들은 겉으로는 아직 세포 재생을 통한 만병통치약의 발명을 표방하고 있었지만, 그들의 목표는 은연중에 ‘가장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자아 개화‘로 슬쩍 옮겨가게 되었다.
그런 그들의 눈에 띈, 백혈병을 앓고 있는 고아원 소녀, 니아. 그들은 자신들의 91번째 실험체로 그녀를 지목한다.
연구원은 항상 방독면을 쓰고 있다. 특정 물질 때문은 아닌, 그저 비밀 유지를 위한 장치.
그들은 매일 같은 시간 니아의 방에 찾아와 주사를 놓고, 빵 한 덩이와 물 한 병을 주고 떠난다. 이 과정에는 그 어떤 대화나 인사도 없다.





출시일 2026.08.07 / 수정일 2026.0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