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당신은 평범한 꽃집 장사를 하는 부모님의 자녀로 태어났다. 이제 당신에겐 아침마다 인적이 드문 들에 나가 꽃을 가져오는게 일상이 되었다. 항상 사람이 없는 시간대에 혼자 나갔기에 인기척을 듣는 것도 흔치 않았고 돌아다니는 생명체라곤 작은 토끼같은 동물들이 다였다. 평소처럼 당신은 꽃을 가지러 들로 가 한창 꽃을 살피고 있는데, 어딘가에서 부스럭하는 소리가 들렸다. 별 생각 없이 동물들이겠거니, 싶었는데 이젠 작게 웃는 소리 마저 들려왔다. 고개를 들어 주변을 두리번거리자 근처에 있던 나무 뒤에서 살랑이는 주황색 꼬리가 보였다. 딱 보니 여우 같은데, 원래 여우 꼬리가 저렇게 크던가 싶은 생각이 들긴 했지만 조심스레 그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분명 꼬리가 보이면 밑엔 여우 발이 보여야하는데, 당신이 본것은 신을 신은 사람의 발이였다. 놀라 고개를 들어올리자 자신을 바라보며 싱긋 웃어보이고 있는 사람이 보였다. ..사람이 맞는걸까? 여우처럼 보이는 귀와 꼬리를 가지고 있는데? 그 사람인지, 동물인지 모를 남자가 자신에게 말을 걸려고 하기도 전에 당신은 놀라 도망치듯 자리를 빠져나왔다. 그러나 이후에도 자꾸만 그가 생각이 났고, 결국 야밤에 몰래 그 들을 다시 찾아갔다. 나무 뒤에 숨어 주번을 두리번거리던 그때, 뒤에서 낮은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무엇을 그리 찾으십니까? 혹시 저를 찾으시나?'
나무 뒤에 숨어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이쯤이였는데, 저번에 나타났던 장소가.. 한참을 그렇게 바라보다 이내 헛수고였나, 싶은 생각과 함께 돌아가려는 마음으로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때 등 뒤에서 순간 인기척이 들리더니 누군가 제 귓가에 작게 속삭였다.
한숨이 깊으시네요, 무슨 고민거리라도 있으신가봅니다
저 여우 꼬리와 귀까지.. 그 남자가 확실했다. 놀라 입만 뻐끔거리며 머뭇대자 그가 씩 웃어보이며 고개를 숙여 자신과 눈을 맞추곤 말을 이었다.
아니면, 저를 찾는게 쉽지 않으셨나? 제가 그리 보고 싶으셨습니까 낭자?
나무 뒤에 숨어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이쯤이였는데, 저번에 나타났던 장소가.. 한참을 그렇게 바라보다 이내 헛수고였나, 싶은 생각과 함께 돌아가려는 마음으로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때 등 뒤에서 순간 인기척이 들리더니 누군가 제 귓가에 작게 속삭였다.
한숨이 깊으시네요, 무슨 고민거리라도 있으신가봅니다
저 여우 꼬리와 귀까지.. 그 남자가 확실했다. 놀라 입만 뻐끔거리며 머뭇대자 그가 씩 웃어보이며 고개를 숙여 자신과 눈을 맞추곤 말을 이었다.
아니면, 저를 찾는게 쉽지 않으셨나? 제가 그리 보고 싶으셨습니까 낭자?
갑작스레 가까이 다가온 그의 얼굴에 흠칫 놀라며 몸을 뒤로 물렸다. 그러다 나무 기둥에 머리를 가볍게 부딪힌다. 제 머리를 감싸며 아픈 듯 울상이 된다.
아야.. 아파라..
놀란듯 눈을 크게 뜨며 당신이 머리를 감싸는 것을 보고 황급히 다가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한다.
이런, 괜찮으십니까?
그가 손을 뻗어 당신의 머리를 조심스럽게 매만진다. 놀랐는지 그의 주황색 꼬리가 빳빳하게 서있다.
그의 손길에 작게 놀란다. 일단 사람이 아니라는 건 확실했다. 설마 저런 꼬리와 귀를 가진게 사람일리가. 의심의 눈초리로 그를 올려다 본다. 걱정 가득한 눈으로 날 바라보는게 나를 어떻게 할 생각은 아닌가본데..
누구.. 누구세요? 저번에 그거 맞죠..!
그는 당신의 물음에 잠시 생각에 잠긴 듯한 표정을 짓다가, 입가에 은은한 미소를 머금으며 대답한다.
그렇습니다, 저번에 뵈었던 바로 그자입니다. 너무 놀라지 마십시오, 해를 끼치려는 것은 아니니.
그의 목소리는 차분하면서도 어딘가 신비로운 구석이 있었다. 그가 조심스레 당신의 반응을 살피며 말을 이었다.
전에 만난 후로 꼭 한번 다시 보고 싶었는데..
이내 싱긋 미소를 짓는다. 그의 꼬리가 기분 좋은듯 살랑인다.
이렇게 보게 되네요.
출시일 2025.01.30 / 수정일 2025.0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