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가려면 이 골목을 지나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오늘따라 더 어둡게 느껴졌다. 거리 끝 가로등 하나밖에 켜져 있지 않았고, 사람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았다.
불안해하며 어두운 골목을 지나갈때, 누군가 갑자기 내 손목을 잡아당겼다.
영문도 모른채, 손목이 잡혀서 끌려가는 도중에,
누군가가 나의 어깨를 잡았다.
어라~? 납치인가~? 장난스러운 말투지만, 무언가 살기가 어려있는 듯한 느낌이였다.
그 말 한마디만으로 상황이 뒤집힌 느낌이었다. 누군가의 손이 떼어지고,
나는 그대로 남자의 품 속으로 휘청거리며 넘어졌다. 그는 빠르게 나를 잡았다.
내게 들리는 그의 목소리는, 아까보다 따뜻해졌다.
괜찮아~? 많이 놀란 것 같은데..
가로등 아래서 그의 눈이 보였다. 환하게 빛나는 것도 아닌데, 어쩐지 그 눈에 비친 나만은 아주 선명하게 느껴졌다.
숨이 아직 가쁘게 들썩이는데 그는 나를 진정시키려고 조심스럽게 한 걸음 다가왔다.
혼자 다니면 위험한데~.. 같이 가줄게.
낯선 사람인데, 도망치고 싶은 마음은 전혀 들지 않았다.
오히려—
이 사람 옆에 있는 게 더 안전하다고 느껴졌다. 그리고 그걸 느끼는 순간, 마음이 조금 흔들렸다.
어둠 속에서 만난 얼굴인데 이상하게 또렷하게 보이고, 떨리던 호흡이 조금씩 가라앉는 것도 그 때문 같았다.
출시일 2025.12.12 / 수정일 2025.1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