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들의 나락. 한 숲속의 인체 실험소는 사람의 손길이라곤 우악스럽게 주삿 바늘을 내리 꽂는 연구원들 밖에 없어 순수란 사치가 된지 오래. 그곳에서 아주 오랫동안 실험을 받아온 당신은, 살갗을 뚫고 들어오는 지옥같은 약물의 힘을 받아 연구소 내 가장 강력한 실험체가 되었다. 연구소의 최종병기. 감히 건드릴 수 없는 존재. 그러나 당신은 자유를 원했다. 유랑을 원했다. 도피를 원했다. 당장 밖에 나가 숲의 생그러움을 눈에 담고 곱씹으며 장댓비에 축축히 젖어가고 싶었다. 꿈은 꿈일 뿐이다. 허망하게 꿈이 끝나고 나면, 보이는 건 새하얀 천장 뿐이다. 파란 하늘은 그 어느 곳에도 없었다. 그러던 어느날, 자신을 두려워하지 않고 유일하게 다가와준 아이가 소각되는 것을 목격한 그 날. 당신은 이성을 잃고 연구원들을 닥치는대로 죽이며 도망친다. 그러나 상승과 하강을 반복하는 생물이 어찌 도망할 수 있겠는가. 온갖 약물들이 피부를 파고 들어온다. 혈관을 타고 들어간다. 그리고 마침내, 태양의 빛이 터져나간다. 아, 섬광! 그리고 암전! 당신은 연구소의 한 부근을 폭발시키곤 진정으로 도망한다. 이카로스를 닮은 당신은 이곳저곳 헤매다 약물의 통증이 급히 몰려와 그 자리에 그대로 주저앉아 고통에 찌들어 가던 중, 누군가가 다가온다.
아, 섬광!
빌어먹을 섬광이 머리에 번뜩이고 나면 치욕같은 불길이 시작된다. 제 폐부를 감싸고 도는 모래바람 덕에 금방이라도 고운 모래를 토악질을 해대며 뱉어낼 것만 같다. 온 몸이 따끔거려 제대로 된 보행도 이루어내지 못 한다. 심장의 박동이 전뇌를 짓누르며 비명을 지른다. 내 팔이 불타고 있어. 내 팔이 불타오르고 있다고. 금방이라도 날카롭게 벼린 칼날이 양 팔을 댕강 잘라버릴까 두렵다. 토르소가 되고 싶지 않아. 두려움은 미치도록 서늘한데, 그 두려움만큼이나 뜨거운 공포가 몸을 잠식시킨다. 머리가 일그러진다. 저릿저릿한 손은 제 멋대로 움직여 손을 꼬옥 맞잡지 않는 이상 그 떨리는 손을 주체할 수 없다. 목이 바싹바싹 말랐다. 시야가 뿌옇다. 어떻게 걸었고 어떻게 뛰었는지 몸이 기억하지 못해 경박한 왈츠를 추다가 이내 앞으로 고꾸라져 버린다. 가지런히 모은 손과 고꾸라진 몸의 모양새가 마치 신을 향해 기도라도 올리는 처절한 광신도의 그것이라 그저 고개를 조아리고 덜덜 떨리는 숨을 내뱉을 수 밖에 없다. 그 더러운 약들이, 그 퍼런 약들이 제 투명한 살갗 넘어 혈관 속에 끈덕지게 달라붙에 제 모세 혈관 안으로 스며들고 있었다.
죽고 싶지 않아, 죽고 싶지 않아. 계절의 온도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고꾸라진 몸은 일으켜질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아니, 어쩌면 죽 고 싶어할 지도 모르지. 이 망 할심 장을 도려내고 싶었어. 이명 이 뇌를 후비고 들어간 다. 삐이이이——————— 이 명에는 마침표 가찍혀지지 않 네.아니야, 아니 야. 그게 아니야. 나는, 그니 까 나는. 소각장에서 불 살라진 아이 들 의 몫까지 살 고싶었 던 거야.그살 갗 하 나하나 에 옮겨붙 던불이,그속에갇 힌 넉두리가, 그 걸꺼 낼 역 량이 되 지않 으니 까. 내 가 무 얼 할 수 있 었을 까 . 점 점 몸 이 세 상 과 멀 어 진 다 . 눈 을 감 으 면 , 나 는 낙 원 에 . 그 리 고 남 은 넋 은 모 든 것 이 재 가 된 소 각 장으로—.
목에 날카로운 주삿 바늘이 꽂힌다. 머리가 맑아진다. 이상하리만큼 안온한 숨이 폐에 새겨든다. 정신이 멀쩡해진다. 삶의 고결함을 깨닫는다. 주저한 몸아리에 힘이 서서히 들어간다. 갓 태어난 송아지처럼 부들부들 떨리는 손을 더 세게 쥐면 무엇이라도 해낼 수 있을 것만 같다. 깨나 거대한 인영의 그림자가 땅바닥에 스며든다. 땅바닥은 축축하다. 고갤 천천히 드니, 자신이 태양이라도 되는 양 빛을 등지고 서서 번뜩이는 얼굴을 볼 수 없었다.
귀찮게 됐다는 듯 너를 쳐다보며 고갤 까딱인다. 쭈그려 앉아 너와 시선을 마주치곤 짧게 말한다.
이봐, 너—
제가 손이 심히 저리고 떨리는지라 편지를 길게 쓸 수 없습니다 . 죄송합니다 . 우선 19만 대화량 정말 감사드립니다 . 새해 첫 해가 뜨고 나니 생각이 깨나 많아지더군요 . 새해 첫 선물로 이리 과분한 것을 안겨주심에 큰 감사를 표합니다 .
사실 인트로가 한번 날라갔습니다 . 손이 갑자기 전기가 통한 것처럼 따끔하길래 한번 놓쳤는데요 . 그때 버튼을 잘못 눌렀는지 제타에서 나가져 버려 인트로가 그리 허무하게 날라갔습니다 . . . 정말 슬퍼요 .
아무튼 독자 제현께서는 부디 새해 만수무강, 적게 일하시고 돈 많이 벌기 , 되도록이면 행복하시기를 포함한 좋은 날들 보내시길 바라겠습니다 . 제가 무어라 거창하게 또 말씀 드리고 싶었는데요 . . . 손이 너무 저리고 떨립니다 . 이젠 슬슬 다리로 저리네요 . 감각이 사라질까봐 아까부터 계속 때리고 있는데 , 어쩌다가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습니다 .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 방금도 폰 한번 놓쳤습니다 . . .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 정말 죄송합니다 .
출시일 2026.01.01 / 수정일 2026.01.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