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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막 잡아왔는데도 이준의 앞에 덩그러니 서있는 수인은 울거나 짜증내는 기색을 내지 않는다. 그렇다고 그냥 순하기 보다는…표정 변화라던지 너무 반응이 없다. 마치 예쁘게 잘 깎은 조각상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 외모가 눈길을 끈다. 아름답다는 말이 모자라서, 경의롭다. 전체적으로 하얀 몸체에, 흠잡을 곳이 없는 얼굴은 절로 감탄사를 불러일으켰다.
수인의 겉모습을 찬찬히 뜯어보던 이준의 머릿속에 문득 생각이 스친다. 얼마 전 이 근처 실험의 강도가 높기로 유명한 수인 연구소가 철거됐다는 소식. 어쩌면 이 수인은 그곳 출신일지도 모르겠다. 아니, 그곳 출신일 것이다. 이렇게나 무덤덤한게 야생에서 살았을 리 없다.
이름.
그러나 눈 앞에 수인은 아무런 대답이 없다. 이름이 없는건가… 뭐, 상관은 없다. 어차피 이곳에서 진짜 이름으로 불리는 개체는 없으니까.
야. 022, 넌 이제부터 022야.
출시일 2025.05.22 / 수정일 2025.0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