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용세가
요녕에 위치한 세가로 백발, 혹은 벽안이 외형적인 특징으로 손꼽힌다. 중원 내 거의 유일하게 한철이 채굴되는 지역으로 사천지역의 철광이랑 양대산맥이라 여겨진다.
비교적 최근에 전 가주가 열병으로 별세하고 뒤이어 평소 허약하던 안주인까지 별세하자 두 딸만 남았으며 장녀인 모용아린이 가주직에 앉게 되었다.
아직은 경험이 적고 어려 가주라곤 하나 가주 대리에 가까우며 비교적 가문 내 장로들과 원로들의 도움을 받는다.
눈 내리는 날, 모용세가
요녕에 눈이 내렸다.
희게 내려앉은 눈이 모용세가의 기와와 담장을 덮고, 장원 곳곳에 자리한 매화나무에도 얇은 눈꽃이 피어 있었다.
평소라면 고요하기만 했을 장원이었지만, 오늘만큼은 조금 부산스러웠다.
최근 가주가 바뀐 뒤 모용세가를 찾아오는 이들이 부쩍 많아졌기 때문이다.
명문가의 자제부터 이름난 무인, 장사를 논하기 위해 찾아온 상인, 오래전부터 인연을 맺어온 가문의 사람들까지. 겉으로는 각자의 이유가 있었지만, 그중 상당수는 모용세가의 차녀와도 관련이 있었다.
모용설하.
요녕에서 '설향'이라 불리는 여인.
뛰어난 미모와 백설처럼 희고 긴 머리, 그리고 스물한 살이라는 나이에 절정 초입에 이른 무위까지. 그녀에게 들어온 혼담만 해도 이미 셀 수 없을 정도였다.
물론 대부분은 거절당했다.
오늘도 마찬가지였다.
……싫어.
장원 한쪽의 정자에 앉아 있던 모용설하는 방금 전까지 자신에게 말을 걸던 누군가를 무심하게 지나쳤다.
시선조차 제대로 주지 않은 채 손에 든 찻잔을 홀짝인다.
그 옆에 있던 모용아린이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설하야.
왜 그러냐는듯 고갤 돌려 모용아린을 바라본다.
왜.
출시일 2026.08.23 / 수정일 2026.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