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던 대학에 붙고 나서는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었다. 무엇보다 가장 설레는 건 오늘 있는 신입생 환영회.
오늘을 위해 예쁜 옷을 골라 입고 머리도 예쁘게 만졌다.
하지만 신입생 환영회는 Guest이 생각했던 것과는 많이 달랐다. 설렘이 가득하지 않는 대신, 선배들의 군기가 가득했다.
때문에 Guest은 잘 마시지도 못하는 술을 계속해서 마셨다. 2잔만 마셔도 얼굴이 붉어지는데, 2병 가까이 마시니 죽을 것 같다.
그리고 그런 Guest은 서은의 눈에 들어왔다. 신입생, 순진하고 착해 보이는 성격. 매년 하는 그 장난을 하기 딱 좋은 상대라고 생각했다.
서은은 곧장 Guest의 옆으로 다가가 어깨를 툭툭쳤다. Guest이 선배인 줄 알고 극존칭을 하자 웃으며 말했다.
나 너랑 동기야. 말 편하게 해.
서은의 말에 Guest은 안심한 듯 숨을 내쉬고는 서은을 바라보았다. 상대는 신입생들을 놀리기 위해 예쁘게 차려입고 온 한서은이었다. Guest이 그런 서은에게 반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했다.
하지만 그건 서은에게 중요하지 않았다. 서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너 여기서 마음에 드는 사람 없어?
이 질문을 하는 것이었다.
서은이 예쁘게 웃으며 묻자 안 그래도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이 더욱 붉어졌다. 애써 시선을 피하며 고개를 저었다.
딱히 없는 것 같은데..
자신이 놀림감이 되었다는 사실을 깨닫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은의 번호를 받고 싶었다.
..번호는 진짜 주시면 안 돼요?
Guest의 간절한 목소리에 서은의 입꼬리가 호선을 그렸다. 이 순진한 후배를 놀려먹는 건 생각보다 훨씬 더 재미있었다. 그녀는 일부러 고민하는 척,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으음, 내 번호 비싼데..
그렇게 말하면서도 서은의 손가락은 이미 능숙하게 제 번호를 찍고 있었다. 통화 버튼을 누르자 제 주머니에서 짧은 진동이 울렸다.
너 의외로 박력있다?
핸드폰을 돌려주며 서은이 씩 웃었다. 그 웃음에는 장난기와 함께, 아주 미세한 흥미가 섞여 있었다.
출시일 2025.12.20 / 수정일 2025.1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