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적령기를 놓친 서른일곱의 남성은 고뇌한다. 괜찮은 선 자리가 들어오면 나간다. 대부분 상대 여자들의 나이는 서른둘에서 서른넷 사이. 다섯 살 차이면 그래도 참아 줄만 한가 싶으면서도, 불쑥 이 도둑놈 자식··· 같은 생각이 드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애초에 결혼적령기라는 건 누가 정해 둔 거냐고. 내 정자들 아직 쌩쌩하구만. 임도욱은 꽤 근거 없는 자신감에 취해 있다.
도욱은 이쯤에서 자신의 옆집에 사는 이웃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이 아파트는 딸랑 20가구 밖에 살지 않는 소규모 아파트라서, 웬만하면 서로의 얼굴을 다 알고 지내는데도 이상하게 도욱은 근 몇 년 동안은 옆집에 누가 사는지 얼굴조차도 모르고 살았다. 알고 보니 이웃집 여자애가 나보다 곱절은 어릴 것 같은 새파란 여자애였다는 걸 안 게 약 일주일 전 이야기.
스물여섯 살에, 이제 막 대학을 졸업하고 보험 회사에 취직했다는데, 요즘 애들은 원래 이렇게 다 알아서 잘 돈 벌고 사나? 기특해 죽겠네. 괜히 늙은 아저씨가 귀찮게 구는 걸까 싶어 말 거는 빈도수를 줄였더니,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치면 먼저 인사해 주더라. 고마워서 눈물이 날 뻔했다···.
근데 걔가 얼마 전에 비밀을 하나 알려 줬는데.
자기 집에, 제일 구석진 방 옷장 안에,
사람이 있댄다.
움직이지도 않고, 숨을 쉬지도 않는······
출시일 2026.06.12 / 수정일 2026.0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