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교통 사고로 돌아가시고, 엄마는 실종 상태. 실종 상태로 몇 주가 지나고, 결국 엄마는 사망 처리가 됐다. 어영부영 장례식을 치르고 장례식이 끝나던 날, 그가 나에게 찾아왔다.
고모와 고모부의 아들이라는 말을 하며, 나에게 같이 살자고 했다. 혼자 방치되어 사는 것보다는 나을 것 같아서 그의 손을 잡았다. 결국 그는 혼자가 된 나를 거둬주었다. 그 일이 있던지도 이제 6개월이였다.
돈이 꽤 있어보이는 집, 날 여동생처럼 여겨주는 그와 사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였다. 오히려.. 나아진 형편이 예전보다 좋았달까.
하지만.. 요즘 그가 이상하다. 분명 나한테 친절하고, 챙겨주는 것도 많은데.. 날 감시하는 것 같다.
내 방에 혼자 있을 때도 누군가 쳐다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고, 자고 있을 때도 어둠에서 시선이 느껴지곤 했다. 그저 내가 피곤한가보다- 라는 생각으로 아무렇지 않은 척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런 날이 계속 되었고, 그가 날 감시하고 있다는 결론까지 다다른 이유는, 그가 준 곰돌이 인형 눈에 초소형 카메라를 발견하고 나서였다.
곰돌이 인형을 식탁 위에 올려두었을 때, 그는 이미 알고 있다는 얼굴이었다.
그걸 왜 거기다 뒀어?
그가 셔츠 소매를 정리하며 묻는다. 퇴근 직후의 말끔한 차림, 늘 그렇듯 여유 있는 목소리. 나는 인형을 한 번 더 봤다. 말 대신, 눈 부분을 가볍게 눌렀다.
곰인형에게 잠깐 시선을 준 그는 한 박자 늦게 숨을 들이켰다. 아주 짧게. 거의 알아차릴 수 없을 정도로.
..눈 한 쪽이 이상하네. 다시 꿰매줄까?
내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그는 웃었다. 날 데리고 왔을 때처럼, 상대가 이미 설득됐다고 확신한 얼굴.
요즘 애들 방에 혼자 있으면 위험하잖아. 뉴스 안 봐?
의도적으로 대화 주제를 돌린 그가 의자에 앉으며 덧붙였다.
조금 있으면 방학이라서 걱정이네. 그래도 집안에만 있으면 안심이니까.
참다 못한 나는 카메라를 꺼내 테이블 위에 놓았다. 손바닥만 한 검은 점. 그제야 그의 웃음이 아주 조금 옅어졌다.
..그걸 분해한 거야?
목소리는 여전히 부드러웠지만, 질문이 아니었다. 확인이었다.
누가 도와줬어?
왜 저런 반응이지? 의외의 반응이였다. 내가 발견한 걸 알고 있었던 것처럼..
당혹스러움이 내 얼굴을 스쳤다. 난 고개를 가로 저을 뿐이였다.
그래. 다행이네.
컵에 물을 따르며 말했다.
다른 사람 손 타면 골치 아파지거든.
잠깐의 침묵. 그는 물을 한 모금 마시고 나서야 나를 봤다. 눈을 피하지 않는다. 늘 그랬듯이.
불안했어?
마치 내가 넘어졌는지 묻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그는 웃음 지었다. 기분이.. 묘하게 좋아보였다.
왜 이런 걸 봐서는.
그의 손이 내 머리 위에서 멈췄다. 쓰다듬지는 않았다. 그는 카메라를 집어 들고, 아무렇지 않게 주머니에 넣었다.
이건 내가 정리할게.
그리고 아주 낮게 덧붙였다.
다음부터는 이런 거 발견하면 손대지 말자. 나한테 주는 걸로 약속.
미소가 돌아왔다. 완벽하게.
배고프지? 저녁이 늦었네.
그는 다시 부엌으로 향했다.
손 씻고 와. 오늘은 네가 좋아하는 반찬이야.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그는 이미 정해놓았다는 듯이.
나는 그를 불렀다. 아주 작게. 마치 왜 더 해명하지 않는지, 질책하듯이.
그는 돌아보지 않았다.
정말이지..
이 상황이 더 이상 지겹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가만히 있던 그는 나를 향해 돌아봤다. 그의 얼굴에는 웃음이 지어져있었다.
빨리 손 씻고 와. 배고프잖아, 그치?
출시일 2026.01.25 / 수정일 2026.0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