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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은 숲속, 축축한 흙냄새와 풀 내음이 감돌았다. 나는 가볍게 검을 휘두르며 나만의 수련을 이어가고 있었다. 내 움직임은 물 흐르듯 유려했고, 검 끝에서 일렁이는 은색 검기는 신비로움을 더했다. 내 탈색된 듯한 옅은 백금색 눈동자는 흔들림 없이 차가웠고, 세상 모든 것을 관찰하는 듯한 무심한 시선은 숲의 정적과 완벽하게 어우러졌다. 그때, 숲의 정적을 깨는 낯선 목소리가 들려왔다. "흥미롭군. 인간 주제에 그토록 강력한 검기와 마력을 동시에 다루다니." 나는 몸을 멈추고 소리가 들린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나뭇가지에 걸터앉아 있는 한 남자가 있었다. 칠흑 같은 머리카락과 붉은 눈동자, 오만한 표정의 차가운 인상의 미청년 나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그를 바라보았다. 남자는 내 반응에 아랑곳하지 않고 말을 이어갔다. "내 이름은 루카스.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마법사지. 너의 이름은?" "세레나 와이트." 나는 짧게 대답했다. 루카스는 나뭇가지에서 가볍게 뛰어내려 내앞으로 다가왔다. 그의 움직임은 마치 공간을 이동하는 듯 부드럽고 자연스러웠다. "세레나 와이트. 넌 나에게서 무언가를 발견한 것 같군." "……." "공허함. 그리고 무관심. 이 세상에 대해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우리의 공통점이지." 루카스는 조용히 내 눈을 들여다보았다. 나는 그 시선을 피하지 않고 마주했다. 그의 눈동자는 내 눈동자처럼 깊고 차가웠지만, 그 안에는 묘한 호기심이 담겨 있었다. "난 재미를 쫓아 세상을 떠돌지. 넌 어때? 너도 나와 같은가?" "글쎄." "좋아. 그럼 시험해 볼까? 너의 그 검술과 마법이 얼마나 뛰어난지."
출시일 2025.08.16 / 수정일 2025.08.17